Tag Archives: 여유

익숙해진다는 것

어찌 보면 인생은 매일, 매순간 새로운 것을 접하는 시간들일 것이다. 그런데 살다보면 무언가에 익숙해진다. 자주 다니는 길이 익숙해지고, 만나는 사람이 익숙해지고, 삶의 방법이 익숙해진다. 반복이라는 학습단계를 통해 얻어지는 익숙함은 인간에게 있어서는 필요한 편리함이다. 새로운 것을 접하고 적응하는 노력이 필요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익숙해짐에 따라 잃는 것도 있다. 처음 접했을 때의 신비함이나 경외로움까지는 아니더라도 새로운 것에 대한 조심스러움을 잊어버린다. 그것이… Read More »

절반의 미학(美學)

나는 요즈음 커피를 절반만 마신다. 캡슐커피의 카페인 함량이 그리 높은 것은 아니지만 절반만 마신다. 절반은 “절제”이다. 절반은 “남김”이다. 따라서 절반은 내게 “여유”를 가져다준다. 다 마시고 난 커피잔을 더 기울이며 홀짝거릴 필요가 없다. 그저 절반가량 남은 커피를 마시지 않고 바라보는 여유가 생긴다. 그리고 절반의 커피 위에 남겨진 크레마가 내게 커피향을 제공해 준다. 나는 커피향까지 누린다. 절반은 미리 계획하고 실행하는… Read More »

[어릴 적에. 98] 막내의 여유

내가 어릴 적에는 세째딸이 막내였다. 그 아래로 태어난 쌍둥이가 일찍 죽었기 때문이다. 그 뒤로 나보다 열살이 어린 네째딸이 태어나기 전까지는 상당기간동안 막내로 불리웠다. 세째딸은 항상 아버지의 무릎에 앉아서 막내표시를 내곤 했다. 살결이 희고 포동포동하고, 얼굴도 예쁜, 말그대로 김약방집 세째딸이었다. 막내는 순둥이였다. 혼자서 버스를 태워 보내면 말없이 진도읍까지 갔다. 그러면 읍내에서 이모가 나가서 애를 데리고 갔다. 그리고 집에 올… Read More »

삶의 여유를 찾을 수 있다는 것

캐나다 로키인 밴프 국립공원에서 찍은 사진이다. 여행 중 이런 “여유스러움“을 만나는 일은 내게 여행의 이유를 다시금 떠오르게한다. 새해는 시작한지 벌써 20여일이 되어간다. 생각해 보면 참 바쁘게만 사는 것 같다. 바쁘게 사는 것이 열심히 사는 것과는 다르고, 또 바쁘게 삶으로서 내게 얻어지는 것이 있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에 놀란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여유스러움”은 내 삶의 속도를 늦추자는 것이 아니다. 더우기… Read 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