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 성실, 그리고 신실

By | 2019년 2월 6일

2박 3일 동안 집에 어머니가 와 계셨다. 요양병원에 계신 어머니께서 설명절을 보내기 위함이었다. 이제는 보이는 것도 한쪽 눈이 어렴풋이 보이고, 듣는 것도 큰 소리로 말을 해야 들으신다. 허리와 다리, 어깨가 불편하여 실버카를 밀고 이동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어떤 이야기를 드려야 할 때마다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야 한다.

평소에 나지막히 말을 하는 아내도 예외는 아니다. 어머니의 오른쪽 귀쪽을 향해서 크게 소리를 질러야 한다. 어머니가 오시기 전에 아내는 다섯끼니의 식단을 나와 상의를 하고 미리 준비해 두었다. 그리고 식사 때마다 예정된 식사를 준비해서 드렸다.  2박 3일 동안의 과정에서 아내가 보여준 시어머니의 태도에서 나는 이 세 단어를 떠올렸다.

정직, 성실, 그리고 신실

이 단어가 아내의 시어머니에 대한 태도를 표현할 수 있는 단어이다. 이 중에서 하나만 고르라고 한다면 당연히 “성실”일 것이다. 성실(誠實)의 사전적 의미는 “정성스럽고 참됨.”이다(출처 : 네이버 사전). ‘정성’과 ‘참됨’, 이 두 뜻이 들어가니 더욱 그렇다.

정성스럽고 참되다.

아내는 잘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시어머니에게 눈가림으로 대충 하는 일이 없다. 정성스럽고, 참된 모습 그대로 대하고 있다. 사실 대충해도 어머니가 그것을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늘 정성스럽고 참된 모습으로 시어머니를 대한다. 젊어서 부터 지금까지 한결같다. 아내 자신이 몸이 불편한 이후에도 똑같은 모습이다. 한결같다.

설연휴 마지막 날에 이렇게 적어 둔다.

설날 오전, 따스한 햇볕이 들어오는 거실에서 대화를 나누는 어머니와 아내


2 thoughts on “정직, 성실, 그리고 신실

  1. 백상현

    인성고 6회 백상현입니다.
    오래 전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날 기억할 지도 모르는 친구에게 글을 남기기가 그래서 …
    아무튼 훌륭한 아내와 잘 키운 아들들을 보면서 몹시도 부럽네요.
    나도 6년 정도 막네이지만 어머니를 모시고 살다가 3년전에 하늘 나라로 보내 드렸다네
    아내 덕에 효자 소리를 들었지만 어머님을 잘 모셔 드리지 못했다는 자책을 많이 하면서 산다네
    형태 자네는 어머님께 잘 해드리는 것 같아서 좋아 보이네
    설광과는 가끔씩 카톡으로 안부를 묻거나 부탁을 하기도한다네
    잘 지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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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형태 Post author

      백상현 친구… 반갑네.
      이름 석자를 두고 머릿속에서 떠올려 보았어.
      그리고 책장 아래칸에 먼지 쌓이고 있는 앨범을 꺼내들었네.
      3학년 10반에 있네.
      내가 머릿속에서 떠올렸던 그 인물 그대로네.
      반가워. 글 남겨주어서 감사하고.

      사실 나도 2005년에 아버님을 떠나 보낸 아쉬움이 커서…
      어머니 한테 잘 하고자 했으나…
      참 마음 같이 되질 않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긴 하지만, 최상은 아니어서 늘 마음에 무겁네.
      그래서 명절 때만 되면 마음이 무거워.
      그런 이유로 아래에 그것과 관련된 글도 쓰지만…
      그것이 해결책은 아닌 것 싶어.

      아무튼 반갑고, 늘 건강하시길 바래.
      설원장 하고는 가끔 만나는데, 한번 같이 볼 수 있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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