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대화

By | 2019년 4월 16일

저녁식사를 한 후에 잠시 어깨에 핫팩을 대고 있다가 설거지를 시작했다. 설거지를 거의 마쳐가고 있는 나에게 아내가 말을 건낸다. “과연 목회자 중에 몇 %가 진실할까?”라고 말이다. 내가 대답했다.

“세 명 중 한 명은 되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그리고 곧바로 설거지를 마치자 아내에게 다가가 말했다. “목사가 설교능력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목회를 잘 못하더라도 하나님 앞에서 진실하고자 하는 목사가 셋 중 하나는 되지 않을까?라는 뜻이야.”라고 말하면서 재차 설명을 더 덧붙였다.

그리고 아내를 바라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내가 이렇게라도 말하지 않으면 크리스천인 내가 너무 처참해질 것 같아서야…”라고 말끝을 흐렸다. 그리고 내 방에 와서 이렇게 적는다. 나를 바라보는 아내의 눈을 마주할 자신이 없다. 왜냐면 이미 내 마음 속에선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내가 무슨 의인이어서가 아니다. 내가 무슨 잘난 사람이어서도 아니다. 최소한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고, 교회의 대표성을 갖는 목사들의 천박함은 한국교회의 수준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비단 목회자의 잘못만은 아니다. 평신도의 잘못도 크다. 특히 나를 포함하여 교회의 장로들의 잘못은 참으로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과연 지금의 한국교회의 목회자나 성도들이 갖고 있는 “믿음”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고난주간에 더욱 더 나의 고민은 깊어가고 있다.

2 thoughts on “부부 대화

    1. 김형태 Post author

      고난주간에….
      기독교신앙의 “본질”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간도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 같습니다.
      무거운 주제가 될 수 있겠지만, 또 필요한 주제이기도 하니까요.

      요즈음 아내와 이런 주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오늘 댓글을 많이 달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Reply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