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개론, 의예과 1학년 1학기

By | 2021년 1월 23일

의학개론은 의예과 1학년들이 입학를 하자마자 만나는 과목이다. 나는 오래 전부터 이 과목을 개설해야 한다고 줄기차게 주장해 왔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의예과에 들어온 학생들에게 “의과대학생”으로서의 정체성 확립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한마디로 말아하면, 대학에 들어오자마자 “의과대학교수”들을 만나게 하는 것이었다.

교육과정이 개편되면서 드디어 “의학개론“이 개설되었고, 벌써 2년 동안 학생들이 배우고 있다. 사실 이 과목을 개설하고자 했을 당시에는 학생들에게 이 과목이 매우 중요하고 인상 깊은 과목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작년까지 이 과목의 각 강의 주제는 다음과 같다.

  1. 의예과 교육과정에서 의예과란 무엇인가?
  2. 의학이란 무엇인가?
  3. 의사란 무엇인가?
  4. 직업관 및 생명에 대한 논쟁
  5. 기초의학의 이해
  6. 임상의학의 이해
  7. 의학교육 과정의 이해
  8. 의학연구 과정의 이해
  9. 의학에서의 소통과 협력 과정의 이해
  10. 의학의 사회적 책무성 이해
  11. 한국 및 지역 보건의료의 이해
  12. 미래의학의 방향과 전망
  13. (조별 발표 및 평가)
  14. (조별 발표 뢍존 – 조별 feedback)
  15. 기말고사 및 강의 총평

2020학년에는 코로나로 인해 13주와 14주의 발표수업을 진행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2021학년에 두 주제를 더 넣기로 했고, 내가 그 한시간을 맡기로 했다. 내게 주제를 물어보자 지체하지 않고 “의예과에서 잘 놀기”를 말했다. 그리고 주제가 그렇게 선정되었다.

의예과에서 잘 놀기

이렇게 주제를 정해놓고 어떤 컨셉으로 진행할 것인지를 계속 고민 중에 있다. 할 말은 많지만, 그 말을 다 할 수는 없다. 6년이란 의학교육과정 중에서 의예과 2년, 그 중에서 입학 후 처음으로 의과대학 교수들을 만나는 의예과 1학년 학생들에게 위에 적어둔 주제 만으로도 벅찰 수도 있는데, 거기에 “잔소리”까지 해댄다면 학생들에게 “의학개론”은 재미없는 과목이 될 것이다.

이번 주 의학교육학교실에서 회의를 하면서 주제를 바꾸자고 제안했다. 지금의 공식적인(?) 제목은 정말 어떤 흥미를 끌지 못할 것 같기 때문이다. 물론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제목을 붙인다고 학생들이 더 흥미를 갖게 될 것인지도 의문이지만, 무엇보다도 학생들은 그저 “학점을 따야 하는 과목 중 하나”로 인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내 역할은 그것을 깨뜨리는데 있다. 사실 14명의 교수들이 자기에게 주어진 주제를 가지고 한시간 동안 강연을 해주는 것은 그들에게 있어서 참으로 복된 시간들이다. 그러나 학생들은 그렇제 생각하지 않다는 사실에 놀라곤 한다.

아무튼 내게 주어진 주제 “의예과에서 잘 놀기”를 디자인하고 있다. 그러면서 위에서 언급한 주제들을 나름대로 이렇게 바꾸어 보고 있다. 그냥 재미로. (담당교수들이 제목을 바꿀리 없겠지만. ㅋㅋ)

  1. 니들이 의예과를 알아?
  2. 의예과에서 잘 놀기 (새롭게 개설함)
  3. 의사가 되기 전에 의학을 알아야
  4. 정신과 의사가 바라본 의사란?
  5. 의사란 직업, 그리고 생명
  6. 기초의학을 기피한다며?
  7. 임상의학, 제대로 알아보자
  8. 의예과2년, 의학과 4년, 총 6년간 뭘 배우는데?
  9. 의사가 되는데 연구를 해야 한다고?
  10. 소통과 협력은 강의실에서 배울 수 없어
  11. 무거운 주제, 의학의 사회적 책무성
  12. 한국 및 지역 의료보건
  13. 미래에 의사는 망할까?
  14. 전문직업성에서 “의사”란 직업은? (새롭게 개설함)
  15. (평가)

아무튼 의학개론은 의과대학 의예과에 처음 들어온 학생들에게 의학을 전체적으로 볼 수 있도락 하는데 촛점이 맞추어져 있다. 의예과생 스스로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고, 그 그림을 그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학생들이 말하는 “자신들이 갖고 있는 구체적인 꿈”이란 이런 것이다.

  • 체계도 없고
  • 구체적이지도 않고
  • 실체도 없고
  • 미래지향적이지도 않은

그런 미래에 대한 꿈을 갖고 있다고 보여진다. 즉, 구체적인 꿈이 없는 세대들인지도 모른다. 학생들이 이 과목 하나만으로 그들의 미래를 준비할 수는 없다. 다만,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는데 조금은 도움이 되는 수업이길 바라는 것이다.

아무튼 나는 내게 주어진 주제를 가지고 영상을 잘 만들어야 한다. Numbers를 이용해서 수업을 디자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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