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By | 2015년 2월 17일

정확하게 1년전 일이다. 지방 어느 병원에서 시행한 복부초음파에서 췌장이 이상하게 보인다며 대학병원에 진료를 신청했다고 큰 누나로 연락이 왔다. 전남의대 동기 교수들의 도움을 받아 빠르게 진료가 진행되었다. 그리고 췌장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시행했다. 곧이어 항암치료를 시작했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검사를 시행했다. 그런데 지난 가을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도 전이된 것은 아니었다. 췌장암에 따른 항암치료로 인해 빠진 머리카락이 새로 자라기 시작할 무렵 또다시 수술을 해야했다. 그리고 네번의 항암치료를 얼마전 마쳤다.

어제 췌장에 대한 CT촬영을 하고 오늘 그 결과가 나왔다. 깨끗하다고 한다. 이제는 6개월 후에 사진을 찍게 되었다. 반복적으로 검사를 할 때 마다 환자가 받는 정신적 스트레스는 클 것인데, 그나마 검사주기가 길어지면 그만큼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1년간 두번의 수술과 항암치료로 육체는 많이 쇠약해졌지만, 늘 긍정적인 마음을 가진 이유인지 덜 환자스럽다(덜 환자스럽다는 표현자체가 좀 이상하지만). 한 때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던 시절보다 더 개인적으로 힘들었을 시간임에도 늘 웃음을 잃지 않는 모습으로 살아가니 동생으로서 그저 고마울 뿐이다. 의대교수라고 있는 동생이 경제적으로 도움을 줄 수도 없고, 그저 동기교수들 귀찮게 해가며 부탁하는 것이 전부인데도 늘 동생인 내게 고마워한다.

힘들었던 시간들을 잘 이겨내고 올 해는 더욱 건강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