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에 대한 개인적인 선호도 변화

By | 2015년 3월 15일

피곤이 엄습하는 주일 오후이다. 컴퓨터 앞에서 오늘 찍은 유아부 사진들을 정리하다가 네이버 신문을 보니 자동차뉴스가 눈에 들어온다. “왜건의 무덤 대한민국, 다양한 활용성이 뛰어난 왜건의 수난시대.“라는 제목의 글이다. 불현듯 ‘나는 어떤 자동차를 좋아하지?’라는 질문을 내 스스로에게 던져 본다. 한 때는 자동차가 잡지를 모두 섭렵했을 정도로 자동차에 관심이 많았었다. 아마도 자동차 스펙을 대부분 외우고 있었던 시절도 있었다(지금은 외워도 돌아서면 잊어버린다).

다양성이 부족한 우리 사회에서는 자동차 문화도 예외는 아닌 듯 하다. 그런데 그것이 취향이고 문화인데 강요할 문제는 아니다. 왜건을 싫어한다는데 어쩌라고? 누군가 그렇게 표현하지 않았던가? “Metooism(미투이즘 me-too-ism)” 말이다. 세단 중심의 자동차 문화, 그나마 요즈음은 SUV가 정말 많아졌다. 때론 도로위에서 세단형차량과 SUV차량의 엇비슷하게 보일 때도 있다. 그만큼 SUV가 늘어났다.

아무튼 나의 자동차에 대한 취향이 어떻게 변했는지 생각해 본다.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에 조교로 있을 때 조금 먼 곳으로 이사를 갔다. 아침일찍 출근해야 하고, 퇴근도 거의 12시가 넘어야 하니 늘 택시를 탔다. 한달 봉급의 절반이 택시비로 들어갔다. 그 때 자동차를 사야겠다고 맘을 먹었다. 이미 대학에 남기로 결정되었던 본과 4학년 때 국가고사를 준비하던 중 친구들은 자동차면허증을 땄다. 그런데 나는 “기초의학 하는 사람이 언제 자동차를 사겠어?”라고 생각하고 면허증도 따질 않았었다. 그런데 자동차가 필요하게 된 셈이다. 그 뒤로 차량을 구입했고, 그 때부터 수년간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았었다. 그리고 자동차는 그저 발을 대신하는 수단으로만 생각하다가 최근 다시 차량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왜냐면 그동안 차량에 대한 선호 성향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보유한 차량(내 앞으로 보험이 들어 있는)은 1989년부터 지금까지, 신형 엑셀, 프라이드, 소나타 III, 갤로퍼, Plymouth Voyager(닷지 캬라반과 동일한 미니밴), 소나타, 카니발, 로그 등이다. 1989년부터 운전을 했으니 운전도 어느덧 26년째 운전을 하고 있는 셈이다. 가장 오래 운전한 차량은 갤로퍼이고, 10년을 탔고, 그 다음이 8년을 탄 카니발이다. 가장 짧게 탄 차량은 소나타 III이고 5개월을 탔다. 새차 구입해서 손해를 많이 보고 팔았던 나쁜 기억이 남아 있다. 아무튼 당시엔 갤로퍼에 꽂혔다. 그 뒤로 상당기간 동안 나는 SUV나 미니밴을 벗어나지 못했다. 계속하여 SUV나 미니밴을 탔다.

그런데 요즈음은 많이 바뀌었다. 작은 차가 좋아졌다. 그것도 작은 해치백 스타일을 말이다. 물론 그 전에 소형 SUV를 좋아했다. 닛산의 Juke와 같은 그런 사이즈의 차를 말이다. 그런데 요즈음 들어서는 더 작은 차가 눈에 들어온다. 물론 세단형 차량을 타야할 나이(나이가 차량의 종류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가 되었음에도 아직까진 세단형 차량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요즈음 나오는 소형 해치백 차량들의 성능이 결코 떨어지지 않은 탓인지 아무튼 마음에 와 닿는다.

별로 남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차량까지 대세(?)를 따르지 않는 편이다. 언젠가 5개월된 소나타를 팔고 중고 갤로퍼를 타고 시골집에 갔을 때 아버님께서 하셨던 말씀이 생각난다. “봉고차 안타고 와서 그나마 다행이다”라고 말이다. 아무튼 그런 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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