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치루는 입시이지만…

By | 2011년 10월 22일

의전원입시를 비롯한 대입, 고입, 편입학까지 한국은 온통 입시천국이다. 거기에 각 회사들에서 신입사원을 뽑는 것 까지 다양하다. 의전원의 수시전형은 이미 끝이 났다. 수시전형에서 10명밖에 뽑지 못한 우리대학은 정시전형에 비상이 걸렸다. 정시전형은 “일반전형”과 “특별전형”으로 나뉜다. 다음주 토요일엔 특별전형 면접을 치른다. 자연계우수연구자전형에 지원자가 없어서 결국 27명의 학생을 선발한다. 한달뒤에는 “일반전형” 146명을 면접을 치러야 한다.

면접은 상당히 중요하다. 실제로 면접에 의해 합격과 불합격이 결정되기도 한다. 한명의 수험생을 세명의 교수가 25분간 면접을 하게된다. 정확하게는 20분을 면접하고 5분간 채점을 한다. 중간점수대에 있는 학생들은 면접이 매우 중요하다. 20분간 어떻게 “좋은 학생(?)”을 선발할 수 있을까? 이게 가능하냐고 묻는 사람도 있다. 그럴 경우 이렇게 반문한다. “다른 방법이 있습니까?”라고.

수많은 교수님들이 수시간동안 면접에 에너지를 쏟습니다. 수험생안에 숨어 있는 재능이나 능력, 잠재력, 역량 등을 끄집어 내어서 평가합니다. 여기에 중요한 요소가 “인격”입니다. 좋은 의사가 되는 길은 멀고 험하지만, 단순한 학습능력이 아니라 인격적인 요소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의전원이 되어서가 아니라 시대적 흐름은 “그냥 의사만 되기만 하면 된다”라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습니다. 의사를 길러내는 제 입장에선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 맞서야 하는 의무를 져야 합니다.

단순한 직업인으로서 의사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존경받을 그런 의사가 필요한 것입니다. 의술은 곧 인술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솔직히 이야기하면 한국에서의 의사상은 “못되먹은 배운 놈들”로 비추어지는 듯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부모들은 자식이 의사가 되기를 바라는 듯 합니다. 모두 직업으로서 의사를 바라보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는 좋은 의사를 만들어야 하는 꿈과 의무를 동시에 져야 할 짐이 있습니다. 따라서 학생선발은 정말 중요합니다. 정말 되먹지 않은(이런 표현이 죄송스럽지만) 놈들이 의사가 되겠다고 학교에 들어오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자신이나 이 사회를 위해서는 절대로 의사가 되지 말아야 할 학생들을 보게 됩니다. 의대생을 가르치는 교수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슬픈 일입니다만, 이것은 현실입니다. 이런 학생들을 어떻게든 좋은 의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 또한 저와 같은 의대교수들의 숙제이기도 할 것입니다.

문제는 인격은 쉽게 바뀌지 않은 듯 합니다. 타고난 피는 어쩔 수 없다고 어른들이 말씀하시던 것이 결코 틀리지 않다는 것을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욱 강하게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따라서 좀 더 좋은 인격과 잠재력, 역량을 갖춘 학생들을 선발해야 하는 것이 면접을 임하는 저의 생각입니다. 이 일은 제가 학과장을 맡고 있어서가 아니라 수험생이 있는 그날까지는 제가 해야 할 일이기도 합니다.

토요일 아침…. 학교에 나와 연구실에 앉아서 다음주에 있을 면접을 시뮬레이션 해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에 잠겨 봅니다.

3 thoughts on “해마다 치루는 입시이지만…

  1. 전북의전지원생

    김형태 교수님 안녕하세요?^^

    전북의전에 지원한 수험생입니다.

    전북의전관련하여서 다른 분께도 답변 달아놓으신 것을 보아서,

    용기내어서 궁금한 점들을 좀 적어봅니다.

    제가 토익은 950점정도 되구요,학점은 92점, 미트점수는 160점으로 낮은데….

    이번에 전북의전 일반전형에 지원자가 많아서, 합격이 가능한 점수인가요??

    많이 불가능한 점수라면 슬슬 재수준비를 해야 할것같아서요.ㅠ

    그리고 이런 점수대에서는 면접으로 많이 뒤집어지는 경우가 있나요??

    교수님 글에서도 쓰셨듯이, 사실 인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셨는데요.

    인성을 한달만에 준비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니고, 한달동안 면접 준비를 한다면

    어떤 부분에 초점을 두어야 하나요??

    전북의전은 생물학적인 지성면접은 아니라고 하던데 맞나요??

    이곳에 이런 글을 적고, 교수님께 직접적으로 여쭤보면 안될 것 같으면서도,

    마땅히 주변에 물어볼 곳도 없고, 1차 결과를 기다리면서 답답한 마음에 글

    올려봅니다.

    꼭 전북의전에 들어가서 교수님께 해부학 수업을 듣고 싶습니다. ^^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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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olyabba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적어놓으신 성적은… MEET점수가 낮은 점수대입니다.
      일반전형의 접수 성적에 대하여 아는 것이 전혀없기 때문에
      짐작하기 매우 힘들지만 작년대비 성적과 비교한다고 해도…
      낮은편에 속합니다.

      전북의전원의 경우는 문과 및 이과 출신들의 수험생이……
      함께 풀 수 있는 면접문제를 지금까지 출제해 왔습니다.
      크게 변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만, 입시의 경향은…..
      선발의 철학과 함께 조금씩 변해가는 것은 아닐까요?

      그리고 면접 또한 점수화가 되기 때문에 합격에 영향을 줍니다.

      김형태

      Reply
  2. 전북의전지원생

    답변 감사드립니다.

    미트 점수가 많이 부족한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면접도 점수화되므로

    힘내서 일단은 면접준비를 해야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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