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의 의학교육평가인증

By | 2015-11-17

의과대학이나 의전원을 대상으로 하는 의학교육평가인증는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해당 대학에서 제출하는 보고서를 기반으로 하는 “서류평가“와 해당 대학을 직접 방문해서 이루어지는 “현지방문평가“로 나눌 수 있다. 이를 주관하는 기관은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이다. 평가를 나가는 평가위원들은 모두 의과대학이나 의전원의 교수들이다. (2013년에 쓴 “의평원“이라는 글 참조) 그리고 국내 의과대학들은 모두 의학교육평가인증 과정을 꼭 거쳐야 한다.

평가의 주제는 크게 가지로 분류된다.

  • 대학운영체계
  • 기본의학교육과정
  • 학생분야
  • 교수분야
  • 시설 및 설비
  • 졸업후 교육과정

이 중 기본의학교육육과정이 가장 복잡하다. 교육과정은 모두 5가지로 세분화된다.

  1. 교육과정 개요
  2. 교육과정 개발과 지원
  3. 교육과정 구성과 운영
  4. 학업성취 평가
  5. 교육과정 평가와 개선

의학교육인증평가를 하는 이유 중 가장 중요한 핵심은 쉽게 표현하자면 “의사를 길러내는데 필요한 의학교육은 이런 수준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갖추고 지원되어야 한다“라는 원칙을 어느정도 잘 지키고 있느냐?를 평가하는 것이다.

서류평가는 해당 대학에서 제출한 “자체평가보고서“를 검증하는 단계이다. 대학에서 부연설명이나 증명이 필요하면 부록을 따로 만들어 자료를 만들어 함께 제출한다. 대학마다 약간씩 다르지만 각 평가분야별로 세분화된 질문 하나하나에 꼬박꼬박 답변서를 내야하고 필요한 추가자료를 부록에 싣는다. 물론 부록에 실을 수 없는 분량의 자료는 나중에 현지방문평가 때 볼 수 있도록 자료를 비치해 둔다(그것을 ‘비치자료’라고 한다).

서류평가과정은 현지방문평가를 가기위한 전단계이다. 왜냐하면 학교에서 제출한 자료를 현지에서 직접 확인하는 절차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출한 자체평가보고서가 정확하게 쓰여있다는 전제하에 평가를 하는 것이고, 서류평가에서도 미비점들이 드러나게 되어 있다. 이런 서면평가자료는 현지방문평가의 진행속도를 높여준다.

현지방문평가는 실제로 해당 대학에 평가위원들이 방문하여 4박 5일간 평가를 하는 것이다. 결코 짧지 않은 기간에 위의 분야들을 평가한다. 평가단은 모두 7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단장이 총괄을 하면서 졸업후 교육과정을 맡고, 각 평가주제별로 한사람씩 맡는다. 기본의학교육과정만 두 평가위원이 맡게 된다. 그만큼 중요하고 분량도 많기 때문이다.

해당대학을 방문한 평가단은 각 분야별로 대학의 “자체평가준비위원회”의 구성원 뿐만 아니라, 교수, 학생, 직원 등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확인하는 절차를 갖게 된다. 4박 5일의 일정이 상당히 힘든 과정들이다. 확인하는 과정에서 대학측과 마찰이 발생할 수도 있어서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평가는 팀평가이다. 각 맡은 분야가 있지만 해당 항목에 대한 가/부 결정을 할 때는 모든 위원이 만장일치로 결과를 도출해 낸다. 따라서 자신이 맡지 않은 분야도 내용을 알고 있어야 한다. 그렇게 제출된 보고서를 기반으로 현지를 방문하여 확인하는 절차를 통해 모든 항목에 대한 평가가 내려진다. 평가는 현지에서 내려지며 해당 대학에게는 나중에 의평원에서 “최종평가보고서”가 발송된다. 물론 최종평가보고서를 대학측에서 이의를 제기하여 수정될 수도 있다. 평가단은 평가 뿐만 아니라 최종보고서도 작성해야 임무가 완수된다. 때론 그 결과에 대하여 대학측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는 평가단의 임무는 완료되지 않고 계속될 수도 있다.

평가결과는 6년인증, 4년인증, 불인증이 있다. 6년인증은 6년뒤에 평가를 한다는 뜻이고, 4년인증은 4년 뒤에 다시 평가를 하게 된다. 불인증은 말그대로 인증을 받지 못한 경우이고, 이 경우는 매우 복잡하게 일이 진행된다. 6년인증이라고 해서 6년간 마냥 노는 것은 아니다. 2년마다 자체평가보고서를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아무리 6년을 받았다고 할지로 평가당시에 미비점이나 개선점에 대하여 개선했던 부분들에 대하여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즉, 인증은 거의 진행형이라고 보면된다.

보통 한 평가단에서 두 대학의 평가를 맡는다. 나도 두 개의 대학에 평가를 나간다. 한 대학은 이미 다녀와서 최종보고서까지 완료하였고(물론 수정절차가 남아 있긴하지만), 이제 2주후에는 다시 새로운 대학에 평가를 가게 된다. 오늘 그 대학에 대한 서면평가를 하느라 서울에 다녀왔다. 다녀와서 이렇게 정리를 해두는 것이다.

오늘 서면평가를 위해(물론 그 전에 서면평가를 마치고 정리된 자료만 가지고 감) 서울을 오가는 기차안에서 많은 생각들이 들었다. 기차안에서 메모한 것을 여기에 옮겨 놓는다.

“평가는 돕는 과정이고, 평가는 배려하는 과정이고, 평가는 베푸는 과정이고, 평가는 배우는 과정이다.” 의과대학교수들이 같은 입장의 교수들이 재직하는 의과대학에 평가를 한다는 것으로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 대학의 상황을 파악해서 잘 하는 부분은 칭찬하고 격려하고 또 그것을 배운다. 미비한 점이니 개선점이 있다면 방향을 제시하고 독려하면서, 내가 재직하는 대학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평가단의 교수나 평가를 받는 해당 대학의 교수나 모두가 의대생들을 가르치는 동료들이다. 평가를 받는 대학은 그 일이 귀찮고 준비과정이 힘들다. 그러나 그 시간을 통해서 교육과정이나 교육환경을 스스로 평가하고 점검하고 개선해 갈 수 있는 기회을 얻는 시간들이기도 하다. 이 일을 하는 일은 기쁜 일이고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닫는 시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