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그리는 가족모임

By | 2012년 8월 20일

지난 주 광복절….

아버지의 기일에 가족들이 모였습니다.

올해부터는 저희집에서 제사를 모시기로 했습니다.

제가 모실때는 당연히 기존의 제사 방식이 아닌… 추도예배…로 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가족모두가 교회를 다니는 것이 아니어서…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했습니다.

따라서 제사라는 용어보다는 “아버지를 그리는 가족모임”으로 이름을 붙여 보았습니다.

이 이야기는 얼마전에 썼습니다. [글보기]

물론 가족들중에는 서운해 하는 형제들도 있습니다.

제사인데 상을 차리고…절을 올리고… 고하고 하는 절차가 빠졌다는 것 자체가..

많이 아쉬워하는 형제들이 있겠지만…

저는 그런 형식보다는 (물론 형식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아버지에 대한 수많은 기억들을 되살리고…

인간의 삶에 대한…

이땅에 우리가 살아가는 목적에 대한..

또한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그런 시간이기를 원했기 때문에… 일단 저의 뜻이 강하게 반영되었습니다.

저희집 형제들이 모두 순합니다.

제가 가장 고집이 세고 드센 편입니다.

따라서 차남이 일을 추진하면 다들 불평과 불만 없이 잘 따라와 주는 고마운 가족들입니다.

시간이 되자 모든 가족들이 모였습니다.

6형제자매(아들 둘 딸 넷) 중 세째 딸만 오지 않고 모두 모였습니다.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일단 식사모임의 성격이 강했기 때문에 밥상을 준비해 놓고…둘러앉았습니다.

사회는 차남인 제가 보았고,

먼저, 장남의 인사말이 있었습니다.

전국 각지에 사는 형제들이 모여 준 것에 대하여 감사의 인사말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머니의 말씀이 있었습니다.

오후에 미리 어머님께 인사말을 준비해 두시라고 했습니다.

형제애를 강조하는 어머니의 말씀이 있었습니다.

가족들이 모인 모임치고는 좀 딱딱해 질 수 있는 분위기였지만…

제사를 지내는 절차 또한… 어떤 형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조금은 형식을 갖추는 것이 좋을 듯해서 시도해 본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기도를 했습니다.

기도문은 미리 써놓았고 가능한 짧게 썼습니다.

아버님께서는 투병중에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영접했습니다.

그리고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셨지만…

그 중간에 열심히 교회를 섬기는 모습을 보여 주셨습니다.

참 많이 아쉬운 부분이긴 했지만…

자식된 도리로서는 아버지께서 “천국에 대한 소망”을 갖고 돌아가셨다는 것이…

그나마 큰 위안이 됩니다.

기도가 끝난 후에는 곧바로 식사를 했습니다.

물론 사회자로서 식사 중간에 가족모임에 대한 의견들을 수렴하였습니다.

나이가 든 자식들이기에…

앞으로 어머니의 미래(아직은 건강하시만)에 대한…

그리고 가족모임(어머니 생신 등)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제사를 지내지 않아서 많이 서운한 형제들이 있겠지만..

제 의견을 존중해주고 따라 준 형제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특히 평생을 제사를 지내며 살아오는 어머님 또한..

(아버지꼐서 돌아가신 후에 교회를 다니시고 있지만)

많이 서운해 하시는 눈치가 역력합니다만…

단지 어떤 습관적으로 드리는 제사 보다는…

오히려 이런 모임이 더 좋다는 생각입니다.

특히 한달전에 내준 숙제 때문에….

형제들은 모두…

“어버지와의 가장 아름다운 추억”을 생각하느라…

최소한 한달동안은….

아버지에 대한 많은 기억들을 되살리는 시간이 되었을 것입니다.

앞으로 숙제는 계속 될 것입니다.

“아버지와의 가장 아름다운 추억” 이후에…

“아버지와의 가장 아쉬웠던 기억”

“아버지와의 잊을 수 없는 물건”

“아버지께 가장 하고 싶은 말” 등…

앞으로 수년간…이런 주제를 가지고 가족모임을 하려고 합니다.

물론 이번 모임에는 숙제를 해 온 사람은 없었습니다.

아마도 마음속에 다 담아 있을 것입니다.

비록 종이에 써오진 않았을지라도.

물론 저는 숙제를 했습니다.

아무튼 제삿날 무렵에만 아버지를 생각하는 것 보다는…

늘 아버지에 대한 생각(대부분 그리움이겠지만)과 더불어…

이땅에 사는 동안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삶의 대한 생각들을 하는…

그런 시간들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아름다운 흔적을 많이 남기신 아버지의 삶은…

남은 자식들에게는…

큰 위안과 용기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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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아버지와의 아름다운 추억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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