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예과생과의 대화

By | 2017년 1월 26일

의예과 1학년을 마치고 이제 2학년에 올라가는 학생 한 명이 찾아 왔다. 그 학생의 부모님을 지난 토요일 모임에서 만났을 때, 한번 내게 찾아오라는 말을 했었다. 요즈음 기회가 되는대로 의예과생들을 만나서 그들의 삶과 생각들을 나누고 있기 때문이다.

그 학생은 고등학교 친구와 함께 한 달 가까이 유럽 여행을 마치고 얼마전 돌아왔다고 한다. 들어오자마자 대뜸 질문을 던졌다.

“의예과 1년의 소감은?”

“많이 아쉬워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렇게 시작한 대화는 1시간 반 가량 이야기를 나누었다. 무의미하게 보내버리는 시간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에서 소중하고 기록에 남겨둘 가치가 있는 삶의 시간들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결국 각자의 삶은 각자의 몫이다. 그 누구도 자신의 삶을 대신 살아줄 수 없다. 자신이 뚜렷하게 세운 목표를 향해서 달려가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미성숙한 청년의 시절에는 그 목표가 맞는 것인지 아닌지를 구분할 수 없다. 따라서 먼저 산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자신의 삶을 가꾸어 갈 수 밖에 없다.

내 자신도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불안정하고 약한 존재일 뿐이다. 그저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되돌아보며, 잘 살아온 부분과 그렇지 못한 부분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가는 과정에 있을 뿐이다.

나와의 짧은 대화가 그 학생을 변화시킬 수는 없겠지만, 동기부여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는다. 나와 만남이 그 학생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좋은 열매로 나타나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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