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예과 2학년들과의 면담을 시작하다

By | 2017년 3월 17일

내가 담임교수로 있는 의예과 2학년들, 그들과의 면담을 시작하였다. 실은 작년에, 그들이 신입생일 때 면담을 하려고 했는데 그만 1년이 지나고 말았다. 그리고 이제서야 면담을 하고 있다. 면담의 목적은 우선 scanning이다. 학생들과 서로 알아가려는 첫 발걸음이다. 물론 “의학용어” 수업시간에 학생들을 만날 수 있지만, 30분이라도 독대를 하면서 만남을 시작하는 것이다.

3일 동안 15명의 학생과 면담했다. 화요일 1명, 수요일 7명, 목요일 7명 등 15명이다. 연속 이틀 오후 시간을 통채로 면담시간에 쓰다보니 육체적으로 매우 피곤하다. 어제 1,2교시 강의 때 강의속도가 계속 느려졌던 이유가 바로 전날 면담에 있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다음 주에도 면담이 잡혀 있는데 면담수를 조금 조절을 해야 할 듯 하다.

면담 내용은 특별히 정해져 있지 않다. 학생이 어떤 문제를 가지고 상담을 하는 경우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냥 자연스럽게 지난 의예과 1년의 삶에 대하여 소회(所懷)도 듣고, 앞으로의 의예과 생활에 대한 계획도 들어보고, 장래의 자신의 삶에 대한 생각들도 나눈다. 이미 학생들이 제출한 간단한 신상명세를 보고 궁금한 것이 있으면 질문을 하기도 한다. 때로는 내 생각이나 경험도 조금 이야기 해주면서 30여분의 시간을 사용한다.

물론 지금은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눌 수는 없다. 아니, 담임교수인 나와는 깊은 이야기를 나누지 않아도 된다. 그저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웃으로서 서로를 알아가는 수준이어도 괜찮을 듯 싶다. 이렇게 학생들과 자주 만나다 보면 학생들이 이름과 얼굴이 자연스럽게 외워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년간 학생들의 얼굴과 이름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졌는데, 다시금 학생들이 이름과 얼굴을 아는 교수로 살아가고 싶은 것이다.

의과대학 학생이 걷는 길은 결국 “의사”가 되는 것이다.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게 되겠지만, 사회적 측면에서 보면 한사람 한사람이 사회의 지도자적 삶을 살아가야 할 사람들이다. 따라서 이들이 “좋은 의사”가 되는 것은 개인적인 것을 뛰어넘어 우리 사회의 일이기도 하다. 그만큼 의사들의 사회적 책무성은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생면담은 미래에 의사로서 살아갈 이들의 의과대학에서의 삶을 서로 조금씩 알아가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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