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 수류성당

By | 2017년 4월 22일

수류성당(전라북도 김제시 금산면 화율리 215 소재)은 김제시에 있다는 생각 때문에 보통 전주의 서쪽에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수류성당은 모악산의 남서쪽에 위치하고 있다. 따라서 수류성당은 전주의 서쪽이라기 보다는 전주의 남쪽에 위치한다고 보면 된다. 전주에서 김제 수류성당을 가려면 순창(전주의 남쪽에 위치)으로 가는 27번 국도를 달리다가 “백여교차로”에서 나와 서쪽으로 가면 된다. 한참가다보면 밤티너널(전북 완주군 구이면 안덕리 소재, 고도 96~263m)를 통과하면 완주군 구이면에서 김제시 금산면 화율리로 행정구역이 바뀐다. 집에 와서 페이스북을 뒤져보니 2012년 3월에 방문한 적이 있었다. 아내의 말로는 작년에도 갔었다고 해서, 일기를 뒤져 보니 작년 8월말에 간 기록이 있다(기록은 있으나, 기억은 없다).

물론 실제로 가서 보니 이미 와봤던 곳이다. 국도에서 마을로 들어서면 저 멀리 성당이 보인다. 이렇게 깊은 산속에 약 120여년 전에 성당을 지었다는 것이 신기한 일이다. 전동성당과 함께 이 성당은 호남지역을 관할하는 중심 성당이었다고 한다. 성당 앞으로 난 길로 노선버스(김제시)가 다닌다. 성당은 약간 윗쪽에 지어져 있고, 아래쪽에는 예수상과 마리아상이 세워져 있는 정원과 주차장(옛날에는 마당이었을 듯)이 있다.

오른쪽으로 사무실과 사제관이 있다. 성당은 625때 소실되었다가 재건되었다. 앞쪽으로 탁자와 의자가 있어 그늘에서 쉴 수 있게 해놓았다. 조그마한 의자그네도 있어 거기에 앉아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 옆에는 작은 교회종도 있다. 예배당 안은 여느 성당과 큰 차이가 없다. 전에 갔었을 때도 누군가 꽃꽂이를 하고 있었는데, 이번에도 꽃꽂이를 하고 있다. 아마도 작년에 갔을 때도 토요일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주차장 왼편, 그러니깐 처음 마을에서 성당에 도착하면 볼 수 있는 곳에 안내판이 하나 있다. 거기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옮겨 적어 본다.

영화 ‘보리울의 여름'(2003년) 촬영지로 널리 알려진 수류성당은 1889년 전주 전동성당과 함께 전라도 지방에서 가장 먼저 설립된 본당이다. 박해시기에 숨어 지내던 신자들은 1886년 한불조약으로 선교사들의 신분보장과 포교활동이 허용되자 이곳으로 이주해 와 완전한 교우촌을 형성하였다. 수류본당은 1889년 초대 본당 신부인 프랑스 선교사 베르모렐 빈부와 함께 배해(현 완주군 구이면 안덕리)에서 시작되었다. 1895년 5월에 부임한 제3대 라크루 신부는 그 해 10월에 본당을 배재 산골에서 면소재지가 있는 수류로 이전하였다. 처음에는 이영삼 진사의 재실을 매입하여 성당으로 사용하다가 1907년 48칸 한옥목조건물 성당을 건립하였다. 이 성당은 같은 해 완공된 나바위성당(사적 318호)과 흡사하여 문화적 가치가 대단히 노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수류 본당은 김제, 부안, 정읍, 순창, 고창, 담양, 장성 일대에 걸친 넓은 지역을 관할하였다. 불행하게도 1950년 한국전쟁으로 옛 성당은 소실되었고, 이 지역에서 50여명의 신자가 순교하였다고 한다. 현 성당은 1959년에 재건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번에는 확실하게 기억을 할 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기록을 해 둔다. 기록은 기억을 이기기 때문이다.

2 thoughts on “김제 수류성당

  1. 김은영

    옛것들을 볼 때 마다 아슬한 생각이 드는 것은 기우일까요?
    ‘오래 끝까지 가야 하는데’ 하는 생각 말입니다.
    가톨릭 성당 중에는 오래되어 아름다운 곳들이 꽤 있습니다.
    평화가 느껴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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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형태 Post author

      말씀하신대로…
      성당 중에는 오랜 역사를 가진 곳들이 많습니다.
      조만간에 나바위성당을 다녀오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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