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교회

By | 2018년 11월 27일

김제시 금산면은 모악산(전주의 남쪽에 있는 산)의 남서쪽에 위치한다. 즉, 전주의 남쪽 끝과 접하고 있는 면소재지이다. 그곳에는 유명한 “금산사”가 있고, 금산사를 가는 길목에 “ㄱ”자 교회로 알려진 “금산교회“가 있다. 2012년에 그 곳에 다녀와서 글을 써 놓은 적이 있다[글보기].

아내와 함께 그곳에 다녀왔다. 사실 우리집에서 자동차로 10여분 걸리는 곳이다. 712번 국도를 타고 고불고불한 산길을 쭉 타고 올라갔다가 다시 고불고불한 길을 내려오면 금새 금산면에 닿는다. 지난 봄에 다녀온 우리 부부는 최근 힘들어하는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 잠시 금산교회에 다녀오기로 했다. 주차장(교회 안에 들어가서 이 주차장이 김제시에서 3천만원을 지원하여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됨)에 도착하면 예전의 “ㄱ”자 교회와 현대식 교회건물이 동시에 보인다.

자주 와 본 곳이지만 역시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주차장에 또다른 40대 부부가 차에서 내린다. 길을 조심히 건너서 담벼락에 붙어 있는 문화재(전라북도 문화재 자료 제 136호) 지정 명패를 본다. 그리고 나무로 지어진 교회종탑을 올려본다. 소박한 종탑이 하늘을 찌를 듯한 도시의 대형교회의 그것과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마당에 안에 들어서면 “ㄱ”자 형태의 예전의 교회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1:1 균형을 이룬 “ㄱ”자가 아닌 한 쪽은 길고 한 쪽은 짧다. 긴 쪽이 남자들이 앉는 곳이고, 짧은 쪽이 여자들이 앉는 곳이다. 안에 들어가서 보면, 설교를 하는 강대상도 남성쪽으로 향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선 말의 사회문화와 부딪히지 않으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여진다.

벽에는 이 교회역사의 주인공이었던 두 분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이자익 목사님”과 “조덕삼 장로님” 바로 두 분이다. 이 두분과 금산교회의 이야기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 지난번 글에도 이미 써두었다.

현대식 건물로 현재 예배를 드리고 있는 예배당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여느 시골에 있는 교회 예배당과 큰 차이가 없는 소박함이 느껴지는 예배당이다. 겨울이라 기름난로가 놓여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 온다.석양빛이 커튼 사이로 들어와 비추는 예배당이 포근하게 느껴진다. 아까 주차장에서 만났던 젊은 부부도 예배당 안에 들어와 잠시 기도를 한다.

예배당 여기저기를 살펴본다. 몇 개의 게시판이 눈에 들어온다. “11월의 교회활동”, “선교소식”가 있고, 2015년에 도비와 시비의 지원으로 신축한 전시관, 2016년에 옛 건물의 보수, 2017년의 주차장 공사에 대한 내용이 적혀 있다. 수십억원의 1년 예산을 사용하는 큰 교회에 다니는 나로선 한없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다. 그리고 그 옆에 소박하게 꼽혀 있는 헌금봉투들이 눈에 들어온다. 교인의 숫자를 금새알 수 있다. 주일마다 수백대의 차량의 주차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교회의 넓은 주차장이 머릿속에서 그려진다.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이 내 마음 속에 일어난다.

마당에는 금산교회에 대한 소개 팻말이 서있다. 한글과 영어로 소개되어 있다. “금산교회는 1905년 미국선교사 테이트(Lews Boyd Tate)가 처음 세웠으며, 1908년 새 건물을 마련하여 지금의 이 자리로 옮겨왔다. 이 교회를 설립하는 데에는 테이트가 이 곳에 와서 전도한 조덕삼, 이자익, 박화서, 왕순칠 등의 도움이 컸다. 이들은 훗날 우리나라 교회의 발전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한옥으로 지어진 교회 건물은 단면이 <ㄱ>자형이다. 이러한 건축구조는 남녀 신도의 자리를 분이하기 위한 것으로, 남녀유별이하는 전통사회의 습관을 해치지 않으려는 방안이었다. 남자석 쪽 대블보에는 한문으로 <말인 땅에 있는 우리 장막 집이 무너지면…. 고후 5장 1-6절>, 여자쪽 대들보에는 한글로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이고…. 고전 3장 16-17절>의 내용을 새겼다“라고 쓰여있다. 오타와 띄어쓰기가 잘못된 곳이 눈에 들어오는데, 그것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런 문제는 “본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시 집으로 되돌아오는 길은 더 짧게 느껴진다. 겨울로 다가서는 산길을 10분 거쳐 집으로 오는 내내 다시금 내 자신을 되돌아 보았다. 그리고 다음날이 된 오늘 아침에 이렇게 글로 적어 둔다. 글을 쓰는 내내 눈물을 흘리고 있다. 다시금 교회의 본질에 대하여 계속 생각하고 있다.

“주여, 탐욕과 죄악으로 물든 한국의 교회들을 용서하시고, 굽어살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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