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 풀이

By | 2019년 1월 12일

갑자기 이름의 한자 뜻을 적어보고 싶어졌다. 우리 세대에는 각 이름에 항렬(行列)이 존재한다. 항렬이란 “같은 혈족의 직계에서 갈라져 나간 계통 사이의 대수 관계를 나타내는 말.”이다. 즉, 형제자매 관계는 같은 항렬로 같은 돌림자를 써서 나타낸다.

우리 형제들은 이름에 특별한 항렬이 존재하지 않는다. 나의 친형과 나의 이름이 그렇다. 자매간도 마찬가지이다. 내 이름은 도대체 어디서 왔는지 잘 모른다. 다만, 내 아버지께서 작명가를 통해서 이름을 지은 것으로 알고 있다. 형제는 물론 사촌들과도 전혀 관련성이 없어보인다.

“형태”, 이것이 내 이름이다. 형태라고 하면 ‘형태(形態)’를 떠올린다. 내가 해부학이라는 형태학을 전공하기 때문에 그냥 한글로 “이름이 형태이기 때문에 형태학을 가르친다.”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한자는 전혀 다르다.

내 이름 형태는 ‘形態’가 아니라 ‘炯兌“이다. 보통 사람들은 이 한자를 잘 읽지도 못한다. 고등학교 다닐 때 한자 이름으로 되어 있는 출석부를 보면서 많은 선생님들이 혼란스러워 하셨다. 형태라는 이름이 흔하지 않음에도 우리 교회에는 내 성과 이름이 똑같은 사람이 두사람이 더 있다.

내 이름의 한자적 의미를 보면 다음과 같다. (출처 : 네이버 한자사전)  

빛날

  1. 빛나다
  2. 밝다
  3. 밝게 드러나다
  4. 명백하다
  5. 두 눈을 감지 못하는 모양

바꿀 , 기쁠 ,
‘ 이외의 발음이 나는 경우, 날카로울 , 기뻐할

  1. 바꾸다, 교환하다
  2. 기쁘다, 기뻐하다
  3. 곧다, 굽지 아니하다
  4. 통하다
  5. 길을 이루다
  6. 모이다
  7. 8괘의 하나
  8. 서방(西方), 서쪽(西-)
  9. 구멍

어려서 아버지께 내이름 뜻을 물어 보았을 때, “밝을 형, 곧을 태“라고 말씀하셨다. 거기에 더하며, “기쁠 태라고도 한다.”라는 말씀을 하셨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늘 ‘내 이름의 뜻은 밝고, 곧다라는 뜻이다.’라고 생각해 왔다. 어찌 보면 내가 살아야 할 삶의 모습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러면서 늘 내 이름에 걸맞는 삶을 살고자 해오고 있다.

거기에 내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형태학(形態學)”인 해부학을 전공하고 나니 내 이름은 더욱 흥미로어졌다. 그냥 우리말로 “인간의 구조와 형태를 가르치고 연구하는 형태학”과 딱 맞아 떨어졌다. 따라서 지금까지 내 이름에 만족하며 살고 있다. 거기에 한자적 뜻까지 더해지니 매우 만족스러운 이름이다.

내가 의과대학에 들어갈 무렵, 바로 밑 동생의 친구의 언니가 나랑 같은 의과대학에 다니게 되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던 중, “니네 오빠 이름이 뭐야?”라고 해서 가르쳐 주었는데, 그 친구가 언니에게 내 이름을 이야기 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이름이 많이 촌스럽다.”라고 했다는 말을 전해 왔다. 그 당시에는 조금은 실망했던 기억도 있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 이름의 우리말과 한자의 뜻에 만족하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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