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안진검사

By | 2020년 5월 10일

화요일 새벽에 다쳤으니 벌써 5일째다. 상처는 잘 낫고 있다. 상처가 깊고 생각보다 좀 많이 찢어지긴 했지만 말이다. 어제 오후 늦게 큰 아들을 만나러 갔다가, 아들이 “아무래도 CT를 찍고 BPPV(benign paroxysmal positional vertigo, 양성 발작 위치 어지러움증, 양성발작성체위성현기증)를 치료해야 한다.”라며 전남대학교 응급실로 데려갔다.

어느 응급실이 다 그렇듯이 전대병원의 응급실은 아수라장이다. 참 많은 사람들이 환자를 돌보느라 애를 쓴다. 단지 응급의학과 의사들 뿐만 아니라, 함께 근무하는 간호사, 직원, 119대원, 보호자 등 수많은 사람들이 환자를 돌본다.

아무튼 기다렸다가 CT를 찍고, 바로 “비디오 안진검사(Video-Frezel nystagmography)”를 받았다. ‘이런 것도 있었구나!’라는 생각도 든다. 아무튼 CT상에서는 골절 등의 문제는 없어 보인다. 안진검사에서 바로 BPPV가 발생된다. 아마도 심하게 충격을 받으면서 이석이 움직였고, 그것 때문에 계속 BPPV가 있었던 것이다. 아무튼 신경과 의사에 의해 이석을 제자리로 되돌리는 Dix-Hallpike maneuver(아래 그림)를 시행했다

출처 : https://www.e-rvs.org/upload/pdf/0901s55.pdf

그런데 이후에도 약간의 안진이 남아 있어서,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MRI를 찍었다. 금새 끝나려던 진료가 3시간이나 되어 버렸다. 아무튼 MRI에서도 큰 이상은 없어보여 일단 약물치료를 위해 처방을 받았다. 보나링A를 일주일 분량을 받아서 병원을 나왔다.

BPPV는 호전되는 것 같은데, 계속 어지러움증(dizziness)가 남아 있었다. 그리고 잠을 자고 일어나 보니 계속 어지러움증이 있다. Vertigo의 어지러움증과 다른 dizziness의 어지러움증이다. 이 두개는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은 절대로 구별할 수 없다.

[추가 2020.5.12.] 기록용으로 추가해 둔다. 순전히 나중에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Dix-Hallpike maneuver 이후에 BPPV는 현저하게 좋아졌다. 다만, 그 직후부터 지속적으로 Dizziness가 존재하였다. Vertigo는 분명 아니다. 토요일 밤에도, 일요일 아침부터 오전까지 쭉 그랬다. 오후에 잠시 좋아지는 듯하더니, 다시 밤이 되니 심해졌다.

월요일 아침에도 마찬가지이다. BPPV가 아닌 dizziness의 발생은 혼란스러웠다. 따라서 이비인후과 교수에게 카톡을 보냈다. 긴 카톡을. 전화가 왔다. Dix-Hallpike maneuver 이후에 1~2주 정도는 그렇게 dizziness가 나타날 수 있다. BPPV는 사라진 듯하니, 보나링A를 복용하면서 기다려보다는 것이다. 카톡을 보낸 내용에도 나도 그렇게 의견을 냈지만, 내가 결정할 수는 없기에 문의를 한 것인데 답을 얻은 것이다.

이 추가글을 쓰고 있는 화요일에도 아침에 기상 이후에 11시까지는 chronic dizziness가 존재하였다. 점심 때부터 조금은 호전되는 듯하다. 전체적으로 토요일 밤이후를 본다면, 호전되는 방향이다. 더 심해지거나 다른 양상은 없다.

그리고 월요일인 어제 실밥을 2/3가량 뺐다. 눈썹을 가로지르는 흉터가 현재로선 눈에 거슬린다. 내일 실밥을 마져 빼고 나서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

5 thoughts on “비디오 안진검사

  1. 김은영

    부상은 괜찮으신지요?
    현기증과 어지럼은 다르군요.
    저는 컨디션이 별로면 어지러울 때가 있는데, 먼저 구별을 해야 하겠네요.
    너무 무리마시고 빨리 회복하시길 바랍니다.

    Reply
    1. 김형태 Post author

      상처는 잘 낫고 있습니다.
      오소리 처럼 보이게 만들었던 눈 주변의 출혈은 이제….
      거의 빠져서… 엷은 갈색톤의 눈화장처럼 보입니다. ㅋㅋ

      어지러움증은… 영어로…
      Dizziness는 그냥 힘이 없어서 어지러운 것 같은 느낌입니다.
      즉, 자신이 쓰러질 것 같은 어지러움을 말합니다.
      Vertigo는 천장이 돌거나 하늘이 도는 것입니다.
      누우면 천장이 빙~~하고 도는 것을 말합니다.
      한글로는 모두 현훈, 어지러움증… 함께 사용합니다.
      제가 글에서 표현을 그렇게 했을 뿐입니다.
      한자어..한글… 이렇게 말입니다.
      사실 구별해줄 필요가 분명히 있긴 합니다만. ㅋ
      이것을 경험해 보지 않으면 사실… 의사들도 잘 모릅니다.
      막연하게… 생각하죠. ㅋ
      그래서 이비인후과 의사들은 약물로.. 이것을 경험하기고 합니다.

      제가 겪고 있는 매니에르병에서의 vertigo는 또다른 어지러움입니다.
      이번에 경험한 것과는 전혀 다른 양상입니다.
      우주가 도는 어지러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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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김은영

    상처는 치료가 되어가서 다행입니다.
    눈이라 너무 무리 마십시오. (메디컬 닥터에게 제가 뭐하는지 모르겠음^^)

    저도 어지럼인지 현기증인지 이젠 만성입니다. 컨디션에 따라 옵니다.
    뇌와 이명 검사 등 해봤지만 문제를 찾지 못했고 그냥 지냅니다.

    경추 CT를 찍었는데 ‘경추 팽윤(어려운 단어를 쓰더군요)’이란 진단을 받았습니다.
    저는 그것 때문에 두통과 어지럼(or 현기증)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구요.(저의 추측 입니다)
    경험상 바른자세, 운동 & 스트레스 피하기가 관건인 것 같습니다.

    저의 증상과도 겹쳐져 몇 번을 다시 읽었습니다.
    좋은 참고가 되어 감사드리며 증상이 더 나아지길 빕니다.

    Reply
    1. 김형태 Post author

      의사들에게 가장 어려운 증상 중 하나가 “어지러움증” 아닐까 싶습니다.
      이게 신경과의 문제인지, 신경외과의 문제인지, 아니면 이비인후과의 문제인지…
      더 나아가 정신과적인 문제인지… 등 정말 다양한 문제에서 생기는 증상이기 때문입니다.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증상이기 때문에…
      더 나아가 의사 자신이 지금의 증상에 대한 경험이 없이….
      환자의 표현만 듣고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또 환자마다 표현하는 것이 다 달라서… 더욱 힘든 부분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김은영선생님께서도 꾸준하게 운동하시고 컨디션 조절을 잘 하시길 바랍니다.
      저도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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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은영

        교수님 고맙습니다.
        어지럼 때문에 이비인후과와 신경외과를 찾았지만 아무 이상이 없다는 겁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그만큼 어렵다는 이야기겠지요. 환자는 그게 더 힘들지만요.
        유명하다는 한의원에 갔을 땐 호주머니 털린 기분으로 나왔던 때도 있었습니다.

        말씀처럼 꾸준하게 운동과 컨디션 조절을 가장 현명한 답으로 믿고 지내고 있습니다.
        더 나빠지지나 않게요.
        * 교수님 블로그 연결 잘 되어 이렇게 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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