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시험을 치르게 되었다.

By | 2020년 5월 15일

오늘 아침에 행정실로 부터 메일이 하나 왔다. 무려 12페이지짜리 첨부파일과 함께. 첨부파일 이름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함 시험 방역관리 안내 (최종)”이라고 되어 있다. 메일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의학과 1,2학년 대상 대면시험 실시를 승인하오니 붙임「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시험 방역관리 안내 지침」에 따라 시험장 방역 관리에 유의하시어 실시하시기 바랍니다.

※ 시험의 대상자, 일정 및 환경 등을 감안하여 탄력적으로 적용하거나 세부지침으로 변형하여 적용 가능.

붙임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시험 방역관리 안내 1부. 끝.

※ 다음주 월요일(18일) 오후 5시에 집행부 회의 후 시험에 관한 가이드라인 제시하겠습니다.

2020년 5월 15일 오전에 온 메일

의대의 특성이 시험은 꼭 치루어져야 한다. 많은 의과대학에서 수업은 안하더라도 시험은 치르고 있는 상황이다. 시험을 치르는 이유는 바로 “학업성취도 평가”이다. 의과대학에서의 학습은 평생동안 의사로서 살아가는데 필요하지 않는 것은 단 하나도 없다. 따라서 각각의 과정에서 학업성취도를 평가하고, 적정의 학업성취도를 이루지 못했을 때, 유급이라는 극단 처방을 내리기도 한다. 이런 의과대학의 교육특성상 시험을 치르지 않고 학점을 절대로 줄 수 없다. 물론 다른 평가방법도 있겠지만, 100명이 넘는 학생들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필기시험이 그나마 적당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기에 전통적으로 의과대학에서는 필기시험을 치르고 있다.

“시험 방역관리 안내”를 보면 이건 시험이 아니라 전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라도 시험을 치러야 한다. 사실 1st Quarter 지났지만, 학생들이 어느 정도의 학업성취를 이루었는지 짐작하기 힘들다. 물론 대다수의 학생들은 온라인강의에 적응해 가면서 적당한 학업성취를 이루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들도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학기초부터 시험을 치르면서 학습하였던 코로나19 이전에도 스스로 학업성취도에 따라 학습이 되지 않았던 학생들이 있다는 것을 감안하자면, 상당히 우려스러운 대목이기도 하다.

아무튼 동영상강의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평가준비도 함께 해야 한다. 이미 3월에 시험장소와 피시험자 배치 등에 대하여 준비해 놓았기 때문에, 시험당일의 방역 등의 문제를 해결하면 될 듯 하다.  


2 thoughts on “드디어 시험을 치르게 되었다.

  1. 김은영

    ‘드디어’라는 표현이 실감나질 않습니다.
    과거엔 당연했던 일들이 이제는 ‘대단한’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별탈없이 진행되면 좋겠습니다.

    Reply
    1. 김형태 Post author

      맞습니다.
      말씀하신대로 당연시되었던 일상들이 이제는 대단한 일, 특별한 일이 되고 말았으니까요.
      방역에 최선을 다하며…
      강의실 4개에 흩어져서 시험을 치를 계획입니다.
      많은 의과대학에서 현재 시험을 치르고 있어서….
      큰 탈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려스러운 것은 학생들 간의 학업성취도 차이가 많이 나지 않을까 하는 점입니다.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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