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동영상강의는 계속 만들어간다

By | 2020년 8월 23일

학교가 시끄럽다. 한국이 시끄럽다. 이런 시간이면 늘 마음 속에 걸리는 것은 하나이다. “학생들의 피해”이다. 학생들의 단체행동이 잘못된 정부정책에 대하여 분명히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의 시선은 차갑다. 차갑다는 것이 “제대로 아는 것”과는 분명히 다르다. 제대로 전체를 보지 못하고, 의사들은 잘먹고 잘사는 집단 정도로 치부하는 듯하다. 페이스북에서도 그런 느낌이 강하다.

내가 학생들에게 할 수 있는 말은 “너희들이 하는 행동을 말리고 싶지 않다. 말릴 이유도 없고, 말려서도 안된다. 다만, 너희들이 다시 학교 안을 다시 들어왔을 때 피해를 입는 학생이 없어야 한다.”라고 말한다. 다 똑같이 동맹파업을 하든지, 동맹휴업을 하든지 간에 피해가 있다면 똑같이 있을 것이고, 없다면 똑같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다. 내가 염려하는 것은 하나이다.

분명히 피해를 보는 학생들이 있다. 이 피해는 다시 학생들이 학교 안으로 들어왔을 때, 종전의 학습에 대한 페이스를 되찾지 못할 때 발생한다. 꼭 그런 학생들이 생긴다. 모두 동시에 학습에 대한 페이스를 찾는 것이 아니다. 여전히 감정적 동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헤매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의대생을 가르치는 내 입장에서 가장 염려되는 부분이다. 여기에 대한 과거의 경험과 기억이 더욱 교수인 내게 일어나지도 않을 일에 대하여 힘들게 하는 것이다.

물론 그런 손해까지도 감수하고서라도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행태에 대하여 저항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럴 수도 있다. 그런데 피해는 매우 개인적이라는 것이다. 공동체 전체에 미치는 피해가 아닌, 극히 개인적인 피해가 발생한다. 그리고 그 학생이 의사가 될 시점이 늦어지게 되고, 그렇게 되면 또 의료전체에 대한 분명히 재수정이 일어나게 된다. 그것이 매우 작은 부분이라고 할지라도.

그래서 어려운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시기에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내게 던지는 것이다. 그것은 딱 하나이다. 내 본연의 일에 집중하면 되는 것이다.

요즈음 나의 일은 동영상강의를 만드는 것이다. 1학기에 썼던 영상은 대부분 다시 사용하지 않을 계획이다. 따라서 다시 하나씩 만들어가고 있다. 그 일에 집중하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그리고 학생들이 다시 학교로 돌아왔을 때 그들이 예전처럼 열심히 학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도우는 일이다. 그게 나의 몫이다.

학생들은 동맹휴학을 하기 직전까지는 학습에 대한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 동맹휴학 1초 전까지 학습을 이어가야 한다. 그것이 나중에 다시 페이스를 되찾는데 도움이 된다. 투쟁과 학습을 동시에 한다고 투쟁의 의지가 약해지는 것도 아니다. 그것이 비겁한 행동도 아니다. 학생본질은 학업을 하는데 있다. 그것을 놓쳐서는 안되는 것이다.

2 thoughts on “그럼에도 동영상강의는 계속 만들어간다

  1. 강인구

    교수님 안녕하세요? 작년에 강의를 수강했던 본과 2학년 학생입니다. 작년에 교수님 수업을 들으면서도 느꼈지만, 오늘 쓰신 글을 읽으면서 교수님께서 학생들을 얼마나 깊이 생각해주시는지 다시금 느낍니다.
    동맹 휴학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지금, 저를 비롯해 많은 학생들이 공부 의욕을 잃고 심란해하고 있습니다. 따뜻한 타이름 감사합니다. 이런 때일수록 저도 제 본연의 일에 집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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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형태 Post author

      조금 전에 동맹휴학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우려했던 일인데…현실로 나타난 지금…
      나로선 너의 들의 뜻과 행동을 존중한다.
      함께 이 문제를 고민하고 헤쳐나가자.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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