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바울교회 마당을 돌아보았다

By | 2020년 10월 13일

오랜만에 교회마당을 밟아본다. 아니, 차에서 내리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돌아본 것일 뿐이다. 평일 오전의 교회마당에는 차들이 많이 주차되어 있다. 카페 건물에는 불이 켜져 있다. 만감이 교차한다. 24년간 나는 이 교회의 성도로 살아왔다. 지금도 이 교회의 성도이긴 하다. 장로는 “직무휴무서”를 내고 장로로서 일하지는 않는다. 코로나 사태로 예배도 온라인예배로 드린다.

교회의 메인 주차장과 뒷쪽 주차장, 카페가 있는 건물의 주차장을 돌아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데, 그 중 하나는 ‘언제 정신을 차릴까?’이다. 이미 종교화가 된 기독교의 변질된 모습 속에서 그것이 전부인 양, 살아가는 모습이 안타까울 뿐이다. 아직도 가난한 자들의 호주머니를 털고 있다. 지난 2년간 참으로 타락한 인간들의 모습에 진절머리가 난 탓에 아직도 교회마당 밟기가 겁난다.

코로나로 헌금이 줄자, “교회재정이 어렵다”라는 말이 흘러나온다. 내가 아는 교회의 재정은 결코 어렵지 않다. 이미 씀씀이를 키워놓은 탓에 상대적 빈곤함이 온 것 뿐이다. 교회재정이 넉넉할 때, 성도들의 피같은 헌금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없이 그저 넉넉하게 사용한 탓이라고 보여진다. 봉사자를 써야 할 곳에 직원을 쓰고, 담임목사와 원로목사에게 들어가는 비용은 천문학적인 돈이다. 이미 신격화해버린 탓에 이런 것이 이상하게 인식하지 않는다.

작은 교회, 가난한 목회자들에게 가야할 돈들이 덩치를 키워놓은 교회에서 흥청망청 써온 것이다. 자신들이 재정이 줄었다고 죽는 시늉을 하는 꼴이 참으로 우습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 그러면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거들먹거린다. 자신들의 봉급이 줄어든 것에 대하여서는 민감하지만, 성도들의 어려움에는 둔하다. 일반성도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대한 고민이 없다. 지금도 수많은 힘들고 어려운 교회들이 많다. 그들을 돌보지 못하는 대형교회는 이미 교회가 아니다.

또한, 성경으로 되돌아가는 애절함이 없다면, 다시 본질로 돌아가려는 뼈를 깎는 아픔이 없다면, 더 이상 교회로서 기능을 하지 못할 것이다. 그저 무당의 집으로 전락할 것이다. 코로나는 온 지구를 새로운 세상으로 이끌고 있다. 교회들도 새로운 시대를 맞고 있다. 어찌보면, 코로나가 교회가 갱신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왔는지도 모른다. 헌금이 줄었다고 징징거릴 때가 아니다.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 바른 길을 가지 않는다면 그 끝은 ‘종말’이다.

한국교회는 경제적 성장과 함께 교회의 사이즈가 커지고, 교회의 수도 급증했다. 그러다 보니 검증되지 않은 목회자들을 양산하고, 그 질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따라서 제대로 된 목회의 길을 걷는 수많은 목회자들까지 싸잡아서 이상한 종교인들로 비추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이 교회가 이제는 제대로 된 목회자들과 함께 교회를 꾸려가야 한다. 가짜들은 없어져야 한다. 그리고 성도들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 오랜 시간동안 잘못 학습된 탓에 무엇이 본질인지를 알지 못하는 책임도 성도들 자신들에게 있다.

이제는 교회라는 공동체가 스스로 자정기능을 갖지 못한다고 판단된다면, 공동체를 통해서 하려고 했던 선한 일들을 직접 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주변의 어려운 자들을 돕고, 주변의 어려운 교회들을 돕는 것도 적극 고려하고 실행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거기에 ‘자신의 의’를 드러내는 교만함이 없다면, 진정한 선한 사역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더 이상 이상한 종교놀이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것이다.

나는 아직도 이 교회가 건강하게 거듭나길 소망하고 있다. 그 희망이 별로 보이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지켜보고 있다. 몇가지 제안을 한다.

  1. 당회가 하나님 앞에 바로 서야 한다. 아직도 당회원의 다수가 원로목사나 담임목사를 신격화하고 있다. 하나님의 말씀 앞에 바로 서야 한다.
  2. 장로들은 교인들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사실 평신도들은 장로들을 바라보고 있다. 장로들이 지도자이기 때문이다. 장로들이 교회를 바로 세워줄 것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3. 헌금에 대하여 바로 가르쳐야 한다. 선교를 빙자해서 헌금을 강요해도 안되고, 기복적 신앙으로 헌금을 하게 해서는 안된다. 일반성도들이 돈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바르게 가르쳐야 한다.
  4. 교회의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지금의 기업식 운영방식을 벗어나야 한다. 교회라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
  5. 철저한 긴축재정으로 부채를 갚아가야 한다. 방만한 경영방식에서 다시금 개척시절의 마인드를 되찾아야 한다.
  6. 교인들이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하여 분명하게 가르쳐야 한다. 그들을 교회 안에 가두어서는 안된다.
  7. 설교시간에는 성경의 본질을 가르쳐야 한다. 더이상 예화 등으로 사람들을 감동시키려 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8. 절대적 ‘자기기준’과 ‘가치’를 가져야 한다. 다른 대형교회가 어쩌니까라는 생각은 절대로 안된다.

교회마당을 둘러본 후에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2 thoughts on “오늘은 바울교회 마당을 돌아보았다

  1. 김은영

    속도 상하고 마음 많이 쓸쓸하셨겠습니다.
    교회보다 예수님을 바라보는 마음이시라면 조금이라도 위안이 될까요.
    원칙주의자는 언제나 외롭습니다.
    힘잃지마십시오.

    Reply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