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들을 가르친다는 것(3)

By | 2021년 5월 5일

“참, 어려운 일이다.”

어려운 일이라기 보다는 쉽지 않은 일이다. 다른 직종도 마찬가지이겠지만, 특히 “의사”라는 직업은 교수와 선배들을 통해서 배우는 부분이 많다. 의료현장에서 환자나 의료진들를 대하는 태도는 더욱 그렇다. 아무리 기초의학을 가르치는 교수이지만, 학생들은 분명이 나를 통해서 배우는 것이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의대생을 가르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이것은 자식을 키우는 것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 자식은 같은 DNA를 가졌기 때문에 어떤 생각이나 행동에서 보여주는 것을 때론 예측가능하지만, 내가 교수로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은 또다른 예측불허의 상황이 발생되곤 한다.

특히 경쟁사회가 된 의대생과 의사 사회에서 보여주는 모습을 보면서, 의대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로서 더욱더 많은 고민들을 해야 한다. 이 문제는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모든 교수가 이 문제에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시스템 안에서 학생을 교육하는 교수들을 또 교육을 해야한다.

교수든지 학생이든지 세상에는 “완전함”이나 “완벽함”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가르치는 교수나 배우는 학생이나 모두 “불완전한 인간”일 뿐이다. 따라서 교수도, 학생도 모두 노력하는 과정에 있으며, 특히 가르치는 교수들은 더욱더 생각이나 행동을 조심해야 하고, 또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의대교수는 단순히 ‘의학지식’을 전달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그들의 삶을 통해 의대생들은 배운다.

교수들은 자신들의 분야에서 분명히 “전문가”이긴 하지만, 의학의 전문가라고 인격적으로 뛰어난 것은 아니다. 때로은 이기적이고, 때로는 유아적이고, 때로는 독선적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인간이 덜 된’ 경우도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학생들은 그것을 자연스럽게 학습한다는데 그 위험성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나는 내 스스로 내 자신을 돌아다보는 시간을 많이 갖는다. 분명히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내 속에 있는 문제들을 발견하고 고쳐나가려고 노력 중이다. 이것은 비단 교수로서의 문제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동안 나타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감사한 것은 내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독려하는 아내와 아들들이 있다는 것이다.

아내와 두 아들은 내 스스로 보지 못하는 내 모습에 대하여 말해줄 수 있는 나의 사회적 동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한, “내가 누구보다 잘 한다.”가 아니라, “내가 하나님 앞에서 내게 주어진 이 땅에서의 삶이 방향과 목표를 향해 잘 가고 있는가?”라는 본질적인 문제에 대하여 고민의 고민을 거듭하는 것이다.

내가 의학교육자로서 내게 무엇인가를 배우고, 그것이 나중에 의료의 현장에서 좋은 결과로 나타난다면 이 길을 선택한 내 삶의 가치가 빛나는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에 잠기는 휴일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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