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플”의 향

By | 2022년 10월 4일

얼마전 임상교수 한 명이 내 연구실을 찾아오면서 작은 종이봉지 하나를 들고 왔다. “부담되지 않은 올리브오일이니 그냥 받아달라”고 했다. 이런 선물 사오는 것을 워낙 싫어하는 내 성질을 잘 아는터라 미리 말을 꺼낸다. 따라서 하는 수 없이 받아서 집에 와서 보니 이렇게 쓰여 있었다.

White Truffle flavored Olive Oil-based condiment

‘올리브오일이면 올리브오일이지 무슨 화이트 트러플 향이냐?’라는 생각만 하고 식탁 위에 놔두었다. 얼마지나지 않아서 식탁에 놓고 먹고 있던 기존의 올리브오일이 떨어져서 선물받은 오일을 먹기로 했다. 기존에 먹던 것은 Borges의 Extra virgin olive oil이다.

아무튼 처음 뚜껑을 여니 냄새가 심상치 않다. 잘게 썰어놓은 양배추와 브로컬리가 담긴 야채접시 위에 뿌렸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발사믹식초를 뿌렸다. 늘 그렇게 먹기 때문이다. 그런데 병 뚜껑을 열었을 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의 냄새가 풍긴다. 처음 맡은 냄새를 표현하면 이렇다.

“수퍼에서 나온 김치병뚜껑을 처음 열었을 때의 지독한 마늘냄새”

아마도 누군가 무슨 냄새냐고 묻는다면 지금도 그렇게 대답할 것이다. 거기에 한마디 더 붙인다면, “중국산 싼마늘이 김치에 들어갔을 때의 마늘냄새”라고 말이다. 참고로, 내가 김치를 먹지 않는 이유는 두가지이다. 하나는 맵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마늘냄새 때문이다.

따라서 검색해 보았다.

“Truffle, 도대체 이게 뭐냐?”

검색해 보면 쉽게 나온다. 정말 관심이 있다면, 검색을 통해서 상세히 보길 바란다. 몇가지로만 정리하자면 이렇다.

  • 우리말로는 서양송로버섯 혹은 송로버섯이라고 한다.
  • 매우 비싼 버섯이다. “땅 속의 다이아몬드”라고 불리운다.
  • 아직까지 재배는 불가능하고, 개의 후각을 이용해서 땅속을 뒤져서 찾아낸다.
  • 서양에선 매우 귀한 식재료이다.
  • 향이 독특하다.

처음 Truffle향이 들어 있는 올리브오일을 먹어보고 페이스북에 올렸더니, 소아과원장님이신 페친께서 “호불호가 갈립니다.”라고 명확하게 표현하였다. 그 말의 뜻을 정확하게 이해한다. 직접 먹어 보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 저녁에 이 오일을 야채에 쳐서 먹으면서 사진을 찍으면서 알게된 사실은 벌써 절반을 먹었다는 것이다.

냄새는 여전하다. 갑자기 이 냄새가 좋아질리는 없다. 그럼에도 이제는 거부감은 없다. 즐겨먹는 올리브오일에 첨가된 이 향이 독특하긴 하지만 올리브오일과의 조화가 잘 어울린다. 아직도 독한 마늘냄새이긴 하지만 말이다.

나무위키에서 사진을 다운로드하여 편집한 후에 여기에 붙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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