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강의실”이란?

By | 2022년 10월 9일

내가 생각하는 “좋은 강의실“이란 코로나 시대에 맞추어 장사꾼들이 말로만 떠드는 “스마트 강의실“이 아니다. 강의실이 스마트할 필요가 있나? 그냥 학생들과 교수가 스마트하면 되지. 내가 원하는 강의실은 이렇다. 진짜 스마트 강의실의 정의는 따로 있으니 여기에 언급하지 않겠다.

학습자인 학생들에게 편리한 강의실

학생들에겐 보편적인 것들이 갖추어진 강의실일 것이다. 시대가 변한 요즈음 어떤 강의실이 학생들에게 좋은 강의실이 될 것인가?라는 것을 생각해 보았다. 생각나는대로 적어 본다.

  • 책상과 의자 – 책상은 독립적이어야 하고, 의자는 편안해야 한다. 그런데 학생수에 따라서 이 부분은 많이 달라진다. 더구나 대단위 강의실이 계단식이라면 말이다. 큰 강의실은 계단식이 좋다고 본다. 다만, 책상이 독립적이지 못하다면, 옆좌석과 충분한 거리가 유지되어야 하고, 의자는 바퀴가 달린 푹신한 의자였으면 한다. 물론 바퀴나 쿠션에서 잡음이 발생해서는 안된다. 따라서 의자만큼은 좋은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특히, 오랫동안 수업을 받는 의과대학의 경우에는 학생들의 허리도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
  • 오디오 시스템 – 강의실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지 않을까? 소리는 크지 않되, 소리가 잘 전달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 부분은 전문업체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한번 설치해 놓으면 오랫동안 사용해야 할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난 여기에 한가지 추가하자고 제안한다. 바로 “블루투스 지원”이다. 학생들의 귀를 보호해야 하는 측면을 충분히 고려하되, 학생들 중 이어폰으로 강의를 들으면서 집중할 수 있기를 원한다면 일단은 기본적으로 제공을 해주어야 한다고 본다.
  • 비디오 시스템 – 큰 강의실에 경우는 보조스크린을 설치한다. 대개는 100인치 이상의 대형 모니터를 설치한다. 뒷쪽에 앉은 학생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이런 강의실에서 강의하는 교수자는 이런 시스템에 맞는 강의슬라이드를 만들어야 한다.(이 부분은 나중에 따로 포스팅하려고 한다.)
  • 깨끗한 벽면 – 강의실에 들어가는 학생이나 교수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강의실이어야 한다. 색상도 중요하고, 창문의 위치가 커텐의 모양이나 색깔도 중요하다. 특히, 벽면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것들에 대하여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 특히, 사용하지도 않는 칠판의 존재와 한번도 읽어보지도 않을 교육목표 등의 판넬은 학생들의 집중도만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물론 강의실 벽면의 기본은 음향(흡음관련)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도 전문가의 제안을 받아야 한다. 음향을 고려하지 않은 디자인 벽면은 학생들에게 최악이다. 이것은 천장을 포함하는 이야기이다.
  • 조명 – 강의실은 무조건 밝아야 한다라는 전근대적인 생각에서 벗어났으면 한다. 조명은 편안함과 동시에 책이나 노트를 볼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 밝다고 무조건 좋은 시대는 지났다. 왜냐하면, 학생들은 이미 종이가 아닌 패드를 가지고 학습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강의실 조도에 대한 연구를 충분히 해야 한다.
  • 편의시설 – 어느 대학이나 휴게실은 준비되어 있다. 물론 대학마다 충분한 공간들을 제공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지만 아무튼 존재한다. 강의실 내 편의시설이란 별 것 없다. 그저 충전용 전기콘센트가 제공되면 된다. 우리대학은 모든 책상 아래에서 한 자리당 두개의 콘센트를 제공해주고 있다.

교수자인 교수에게 편리한 강의실

  • 오디오 시스템 – 학생들은 편안하게 잘 들리면 되는 오디오 시스템이 제공되어야 하고, 교수자에게는 편안하게 소리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각 강의실 마다 무선핸드마이크를 설치하고 무슨 최신 설비인양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강의에서 가장 불편한 것이 핸드마이크이다. 심지어는 전자테이블(컴퓨터와 모니터로 구성된) 앞에서 강의하는 교수도 무선핸드마이크를 들고 강의해야 한다면, 그것보다 더 불편한 일이 어디있겠는가? 최소한 핀마이크를 사용함으로로서 강의하는 사람의 두 손이 모두 자유로울 수 있어야 한다. 대개는 왼손에 핸드마이크를, 오른손으로 마우스를 움직이면서 강의를 하고, 두 눈은 모니터만 보고 있으니 이게 일방적인 강의밖에 되지 않는다. 학생들과 소통하면서 하는 강의가 하드웨어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다.
  • 모니터 시스템 – “별도의 모니터가 필요하다.”라고 하면, “전자테이블 앞에서 하면 되지. 무슨 모니터 시스템이 필요하냐?”라는 핀잔을 듣는다. 앞서 말한대로, 현재의 교수자들의 모습을 상상해 보라! 한 손엔 마이크, 또다른 손엔 마우스, 그리고 눈은 전자테이블 위에 놓인 컴퓨터 모니터만 보면서 강의하는 모습을 말이다. 그렇게 해서는 소통하는 강의가 되지 않는다. 물론 교수자가 학습자와 바라 보고만 있다고 소통된다고 볼 수는 없지만 말이다. 내가 이번 학년이 시작하기 전에 “강의실 모니터링 제안“이란 글을 쓴 적이 있다. 이 제안은 지금도 필요한 부분이다. 내가 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설치해볼까 생각 중이다.

일요일 아침에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져서 적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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