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생학

By | 2024년 1월 5일

아침에 교과서로 사용하는 책을 출반한 출판사와 통화를 했습니다. 원서는 이미 11판이 나와 있는데, 번역서는 10판 그대로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많이 바뀌거나 하지는 않아서 10판으로 수업하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확인 후에 다른 교수들에게 알려주어야 할 듯 해서 통화를 했습니다.

발생학, 많은 사람들이 관심이 있지만, 막상 “공부합시다”라고 하면 다들 한발짝 뒤로 물러섭니다. 대학원에서 강의를 열면 그런 반응입니다. 그냥 알려준다고 하면 수강신청을 하는데, 강의계획서에 “총론 부분은 강의해주는데, 각론은 각자 발표수업으로 한다.”라고 명시하는 순간 학생들이 모두 포기합니다. 연 3년째 폐강의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대학원생들에게 발표수업을 시키는 이유가 있습니다. 각론에서 발표를 하면 자신이 발표한 부분(당연히 관심있는 계통을 선택하기도 하고)에 대하여 잘 알게 될 뿐만 아니라, 각론을 준비하면서 총론에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학습하게 되어 발생학을 이해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교수가 그럴싸하게 강의를 해주는 것을 받아 먹는 것으로는 제대로 학습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설명 잘 해주면 금새 이해가 되는 것 같지만 결국 자신의 것이 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발생학을 해부학 뒷쪽에 배치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저희대학에서는 해부학과 조직학까지 모두 배운 후에 “생애주기”라는 과목의 전반부에서 발생학을 배웁니다. 따라서 모든 장기에 대한 해부학적 지식을 가지고 배우기 때문에 발생학을 좀 더 총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해부학이나 신경해부학을 배울 때 발생의 초기부분에 대한 설명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과 같은 배치가 맞다고 봅니다.

인체에 대한 공부를 하면 할수록 발생학의 중요성은 대두됩니다. 그럼에도 선뜻 공부하기 쉽지 않은 학문이 발생학이 아닐까 합니다. 올해도 학생들에게 발생학을 강의합니다. 매년 비슷한 컨텐츠이지만, 어떻게 학생들에게 학습동기를 끌어낼까?를 고민하는 연초입니다. 일단 교과서가 바뀌지 않아서 강의준비는 좀 편할 듯 합니다.

(페이스북 포스팅을 그대로 가져옴)

2019년에 발간된 11판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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