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에 있는 라디오

By | 2024년 1월 6일

저의 연구실 책장 위에 올려져 있는 라디오입니다. 시골집을 정리하면서 가져다 놓은 후 관상용으로 그렇게 방치하고 있는 라디오는 바라볼 때마다 향수를 불러일으킵니다.

라디오는 TV에 비하여 많은 것을 가져다 줍니다. 상상력이 대표적인 예일 것입니다. 소리로 정보가 제공되는 동안, 나의 머릿속에서는 내가 만들어낸 상화들이 그림으로 그려집니다. 목소리만으로 목소리의 주인공의 얼굴과 체형을 만들어내고, 그가 전하는 내용들을 머릿속으로 그려서 모든 상황을 만들어냅니다. 뇌 속이 풍성해지는 순간입니다.

진도라는 섬에서 라디오는 늘 전파상태가 좋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지지직~~ 거리는 소리에 라디오의 소리가 끊기기도 합니다. 그 끊긴 소리마져도 나의 머릿속에서 복원해냅니다. 물론 그것이 맞을 때도 있고, 그렇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특히, 축구 중계를 들을 때면 더욱 그렇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지지직거리는 잡음이 섞이곤 합니다. 이런 일은 나중에 TV가 생긴 뒤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마당에 나가서 안테나 기둥을 돌려 TV화면이 잘 나올 때까지 이리저리 돌렸던 때도 있었습니다.

전에 페북에 이 사진과 이런 비슷한 글을 써놓은 적이 있을 것 같습니다만, 아침에 불현듯 라디오 생각이 떠올라 사진을 찾아서 이렇게 적어 둡니다. 이런 이유일까요? 아직도 예전 디자인의 라디오가 인터넷에서 팔리고 있습니다. 모형이 아닌 진짜 라디오를 말이죠. 아침에 검색해 보면서 비슷하지만 느낌이 없다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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