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다움 시리즈를 쓰다가 멈추었었다. 4편의 글에서 인간이 가진 속성을 이야기했는데, 갑자기 고인류인 호모 날레디를 언급하게 되었다.
호모 날레디(Homo naledi)
10여년 전에 아프리카에서 발견되어 학계에 파문을 던진 고인류이다. 처음에는 이 인류가 뇌용량이 450~560cc 정도였기 때문에 200~300만년 전에 살았을 것으로 추정했으나, 이 후에 그들이 20~30만년 전까지 살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학계에 가장 큰 파문을 일으킨 것은 뇌용량이 매우 작은 이 인류가 일종의 장례문화를 가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었다. 이 부분은 아직도 논란거리이지만, 학계에 인류학의 흐름에 대해 재고하게 만든 발견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인간다움에 대한 글을 쓰다가 이제 갓 발굴이 시작된 호모 날레디를 가져온 것은 인류가 갖고 있는 “삶과 죽음에 대한 고찰”이다. 죽음을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동물과는 다른 인간만이 갖고 있는 속성이기 때문이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죽음 이전의 삶에 대한 태도에서 인간다움을 보이고, 또 죽음을 생각하기에 현재가 아닌 미래의 시간에 대한 개념도 갖고 살아간다는 점은 인간이 가진 큰 인간다움인 것이다. 호모 날레디에 대하여 학계가 들썩였던 이유는, 인간이 갖는 이런 추상적 사고를 언제부터 갖게 되었을까?하는 의문에 대한 해답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부쩍 고인류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다. 언제부터 인간에게 있는 인간다움이 생겼을까?라는 의문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고인류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고인류를 연구한다고 해도 명확한 해답을 찾지 못할 가능성이 많지만, 인간의 뿌리를 찾아 인감다움의 기원을 찾는 노력은 현세를 살아가는 인류에게 주어진 또하나의 숙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