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와 꿀

By | 2013년 3월 15일

퇴근하여 집에 들어오는 순간, 아내는 두 개의 무거운 가방을 들고 집을 막 나서려 하고 있다. “미안한데 볶음밥과 미역국 준비 해놨어요”라고 말하고 현관을 나선다.

식사를 하려고 밥그릇과 국그릇에 볶음밥과 미역을 담아 식탁에 올려 놓았다. 식탁위에는 풀무원의 “바다섬 김”이 두 개 놓여 있다. 볶음밥에 김을 싸먹는 나의 식성에 맞춘 것이다. 그리고 식사가 끝나고 보니, 식탁에 접시로 덮혀 있는 딸기가 놓여 있다. 그 옆에는 꿀병이 놓여있다. 지난 바자회때 구입한 꿀이다.

딸기와 꿀…. 아마도 아내가 딸기를 씻으면서 맛을 보았을테고 딸기가 달지 않아 꿀병을 옆에 놔두었다고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남편을 위한 최대한의 배려이다. 저녁수업을 하기 위해 많이 바빴을텐데 (오전부터 대학원 수업과 관련하여 SPSS를 하느라 하루 종일 시간이 없었을 것이 뻔함) 저녁과 함께 딸기를 씻어 놓았다.

그냥 말로 “딸기가 달지 않으니 꿀 찍어 드세요”라고만 말하고 가면 되는데 굳이 꿀병을 옆에 놔두었다. 달지 않는 딸기에 필요한 꿀이기에 그렇게 준비를 해놓는 아내의 행동은 과연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말보다 그렇게 행동으로 남편을 감동시키곤 한다.

아마도 그런 행동을 했다고 기억도 하지 못할 것이다. 그냥 자연스럽게 나오는 행동같다. 딸기를 먹기전에 사진을 한 컷 찍어 본다. 그리고 이렇게 주저리주저리…글로 남겨 보는 것이다.

 

2 thoughts on “딸기와 꿀

  1. 모네81

    아 ‘가가호’라더니 선생님께서는 당도가 떨어지는 딸기를 꿀과 함께 드시는 군요. 말그대로 꿀딸기?ㅎㅎ 저는 딸기와 연유의 조합이 최고로 알고있다는!!
    바쁘신 와중에 가지런지 딸기 꼭지까지 베어놓으시는 사모님의 정성은 선생님이 사랑스러우셔서 그런 걸까요? 아니면 사모님의 본질이 사랑스러우셔서 그런걸까요? 선생님은 후자라 말씀하실거라는 거 알아요!

    Reply
    1. 김형태 Post author

      ㅋㅋㅋ
      후자가 맞아요. ㅋㅋ
      근데 제가 사랑스럽기도 한가 봅니다.
      제가 요즈음 귀여움을 좀 떨어서요. ㅋㅋ

      댓글 감사드립니다.
      좋은 주말 되세요…

      Reply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