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예수병원을 가다…

By | 2013년 9월 24일

어제 오전에 조금은 복잡한 상황들이 있었지만 마음먹은 김에 가보려고 11시반이 넘어서야 예수병원에 도착했다. 원래 만나고자 했던 교육연구실장님은 마침 전북의대에 병원설명회 관계로 출타 중이었다. 그리고 대신 대외협력본부장님을 만났다. 나보다 머리 하나가 더 있을 정도로 큰 키에 훤칠한 얼굴, 그리고 착하게 보이는 눈빛으로 날 반갑게 맞아 주었다.

내가 의평원에 소속되어 있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개인자격으로 방문을 해 본 것이다. 서남의대 사태는 생각보다 심각한 지경에 와 있다. 아직 재판 중인 부분도 있고, 교과부의 결정도 무성한 말만 돌 뿐이다. 그 와 중에 임상실습과 임상강의를 맡아준 예수병원의 선생님들이 결단과 행동은 마땅이 칭찬을 받아야 한다.

교육의 중심에는 바로 “학생”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정치적인 논리나 경제적인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된다. 피교육자인 학생들은 보호받는 상황에서 학습을 할 권리를 갖는다. 실습병원의 열악한 환경으로 제대로 실습을 받지 못하던 학생들에겐 예수병원이 그야말로 피난처인 셈이다. 지난 2월엔 4학년들이 실습을 마무리했고, 지금은 3학년들이 실습을 하고 있다고 한다.

선교사들의 숙소의 일부를 숙소로 사용하고, 나머지 학생들은 근처 원룸에서 기거하면서 실습을 하고 있었다. 학생교육에 대하여 순수한 동기로 시작한 예수병원 선생님들이 역할에 대하여 비교적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이렇게 개인자격으로 방문을 한 이유는 의평원 소속의 많은 분들이 전주지역에 사는 내게 질문을 해오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보면 전주 예수병원이 도대체 어떻게 실습을 하고 있는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예수병원은 그 긴 역사 만큼이나 좋은 의사선생님들로 스텝진을 구성하고 있다(바깥에서 보이는 병원의 규모나 건물의 외형으로 느끼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특히 크리스천으로서의 삶의 방향과 목적에 대한 정확한 삶의 푯대를 가진 선생님들이기에(비기독교인들은 조금은 이해가 안되거나, 부정적인 경험들로 인해 의구심을 가질 수도 있는 부분이긴 하지만) 그들의 교육에 대한 철학은 갓시작하는 실습병원이긴 하지만 확실해 보인다.

그들의 생각이 선하다. 교육자들은 그래야 한다.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내내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여기의 선생님들이 가진 이 선한 교육에 대한 생각들이 다시 서남대를 일정 궤도에 올릴 수 있는 동기와 기회가 되었으면 하고 말이다. 작년 겨울부터 시작한 정치권에서의 정치적해석과 또다른 논리들이 서남대의 문제를 왜곡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서남의대의 행정적인 부분은 내가 언급할 바는 아니지만 서남의대안에서는 “학생”들과 또 이들을 돕고자 팔을 걷고 나선 “예수병원 선생님”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미 8월에 공식적으로 교원발령을 받았다(예수병원의 모든 스텝이 교원이 된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들은 학생들을 교육하고 있다.

나는 예수병원이 교육병원으로서 다시한번 멋진 도약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수많은 사람들이 여러가지 이유와 논리로 서남대 문제를 접근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이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조금은 부담스러울 수 있는 나의 갑작스런 방문을 기꺼이 받아주고 또 많은 대화를 해준 대외협력부장님께 다시한번 감사를 드린다.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