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가 시작됩니다.

By | 2011년 3월 1일

내일 입학식이 있습니다. 늘 그렇듯이 새로운 학생들을 맞이 합니다. 재학생들은 한 학년씩 올라갑니다. 극히 일부의 학생이 유급이나 휴학으로 다시 다니긴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새로운 학년에서 새로운 커리큘럼을 만나게 됩니다. 의학전문대학원 4년의 과정은 결코 쉽지는 않습니다. 단순히 진급하는 것이 목적이 아닌 의학적 지식을 충분히 쌓아야 하는 과정입니다.

작년 가을에 입시를 통해서 새롭게 들어온 신입생들은 기대반, 두려움반의 마음으로 학교에 와서 입학식을 합니다. 예전에 비하여 2박 3일의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학교에 대한 좀 더 많은 정보를 접하고 들어오긴 하겠지만, 신입생이 갖는 스트레스는 분명이 존재할 것입니다. 의과대학과정의 의예과 2년을 거쳐 본과에 진입했던 과거의 학생들과는 사뭇 다를 것입니다. 그동안 선배들과의 만남, 동기끼리의 정보교환 등을 통해 나름대로 준비를 했다고 할지라도 아직 실제로 접해 보지 못한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의과대학을 다녔고, 또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로서 몇가지 생각들이 정리됩니다.

첫째로, 이 과정은 의사가 되려고 하는 모든 사름들이 거쳐가는 과정입니다. 선배들도 했고, 앞으로 후배들도 할 것입니다. 그리고 대부분 이 과정을 겨쳤다는 사실입니다. 피할 수도 없고, 피해서도 안될 과정입니다.

둘째로, 단순히 학점을 이수하는 과정이 아닙니다. 의사를 길러내는 과정입니다. 각자의 능력의 차이는 있겠지만, 각자 자신이 해야 할 몫에 대한 정확한 목적의식이 있아야 합니다. 겨우 턱걸이로 진입하는 것이 목적이 되어서는 절대로 안됩니다.

세째로, 열심히 하되 그 결과에 대하여서는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의사에게 있어서 성실함은 매우 중요한 덕목입니다. 저 뿐만 아니고 의과대학 교수들이 좋아하는 학생들은 성실한 학생일 것입니다. 무식한 열심이 아닌 지혜로운 성실함이 필요할 것입니다.

네째로, 자신도 분명히 힘든 과정이지만, 주위를 꼭 둘러보며 살아가길 바랍니다. 사람은 위기때 그 인간성을 알 수 있습니다. 힘들때 서로 도울 수 있는 동려애가 의사에겐 꼭 필요합니다. 의사로 살아가다 보면 왜 이 덕목이 중요한지 알게 될 것입니다.

다섯째로, 학생 각각의 능력은 교수들보다 뛰어난 학생들이 있을 것입니다. 선배들보다도 개인적 능력이 뛰어난 학생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의사가 되어가는 길 앞에 서있는 스승과 선배들은 그냥 서 있는 것이 아닙니다. 분명히 여러분 보다 먼저 배웠고 여러분 보다 그 분야에서는 뛰어난 분들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1학년 1등이 2학년 꼴등보다 더 많이 안다고 볼 수 없는 법이니까요. 때로는 이런 부분에 있어서 갈등과 고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만, 묵묵히 열심히 여러분의 길을 닦아 간다면 먼 훗날 자신의 학생시절이 좋은 기억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안에 우리가 있습니다. 긴 역사속에 점으로 표시될 우리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자고 말하는 것입니다. 직업으로 의사의 길이 아닌 숙명적인 삶인 의사의 길을 가는 여러분이 되길 소망해 봅니다. 똑똑한 놈들이 모두 의대에 가는 균형잢히지 못한 우리나라의 현실이긴 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우리 스스로 우리의 삶을 아름답게 개척해 가기를 소망합니다.

강의실에서 만나죠…

2011년 3월 1일 5시 30분 전주가는 고속버스 안에서 (아이폰의 테더링 기능을 이용하여 맥북에어에서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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