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함”의 美學

By | 2014년 7월 17일

우리 아파트안에 유치원이 하나 있다. 후문 입구에 위치한 유치원의 아침은 분주하다. 엄마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유치원 바로 앞에 주차를 하고 아이를 내려준다. 세상에서 이보다 안전한 방법은 없다. 아이를 데리고 와서 유치원 앞에서 바로 차를 세우고 내려주니 아이들은 길을 건널 필요가 없이 바로 유치원 정문으로 들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그것이 매우 위험하게 보이는 것이다.

나는 엄마들이 조금은 불편(inconvenient)하더라도 10여미터 떨어진 8동 앞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아이의 손을 잡고 조금만 걸어가면 8동 뒤로 연결된 차도로 다니는 차들을 피해 안전하게 가는 방법을 알려줄 수 있을텐데 그런 기회를 놓치는 것이다. 또한 차를 잠시 정차를 할 수 있지만, 정차 상태에서 아이를 떼어놓고 바로 서둘러 떠나는 엄마보다는 1-2분의 시간을 들여 하루종일 떨어져 있을 아이의 정신적 안정감에 더 촛점을 두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바쁜 현대인에게 사치스러운 나의 생각일까? 그러나 집에서 2-3분만 일찍 나오면 가능한 일은 아닐까? 더구나 그곳에 차를 세우면 출근시간에 나가는 차량들과 아파트로 들어오는(그 길은 아파트 정문으로 연결되는 도로이기도 하다) 차량들의 길을 막는 결과를 가져온다. 간혹 빵빵거리며 온 동네를 시끄럽게 하는 운전자라도 만나면 그것또한 아이에게 별로 도움이 되질 않는 결과인 셈이다.

아파트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아이를 데리고 유치원으로 가는 일은 번거럽고 불편한 일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아이를 더 똑똑하게, 더 바르게 키우는 길은 조금의 불편함을 감수하는 일이다. 아이에게 당연히 가르쳐야 할 것들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하는 힘의 결과는 그 아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나타날 것이다. 어른들의 작은 것 하나에서 아이들은 큰 것을 얻게 되는 진리를 “불편함”을 통해 배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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