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돌목은 명량해협(鳴梁海峽)의 또다른 이름이다. 울돌목은 화원반도인 전라남도 해남군 문내면 학동리와 진도군 군내면 녹진리 사이의 있는 해협이다. 길이 약 1.5km이며, 폭이 가장 짧은 곳은 약 300m 정도인데, 바로 이곳에 진도대교가 세워졌다. 밀물 때에는 넓은 남해의 바닷물이 한꺼번에 울돌목을 통과하여 서해로 빠져 나가 조류가 5m/s 이상으로 매우 빠르게 형성되는 이유로 인하여 유명해진 곳이다. 2014년 한국영화사상 최초로 1,7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명량“의 배경이 되는 바로 그곳이다.
울돌목이라는 이름은 좁은 해엽을 지나는 물길이 암초에 부딪혀 튕겨 나오는 소리가 매우 커 바다가 우는 것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어렸을 때 부터 지금까지는 나는 “울둘목”과 “울돌목” 사이에서 늘 혼란을 겪어 왔다. 어른들 중에는 울둘목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이다. 울돌목이 맞다.
울돌목은 우리가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니던 시절 반복적으로 소풍장소가 되는 곳이다. 지금은 진도대교가 세워졌지만 당시에는 전기를 잇는 철탑만 덜렁 서 있었다. 따라서 우리는 그곳에서 물살이 빠르게 흘러가는, 아니 부분적으로 빙글빙글 도는 물살을 보면서 싸가지고 간 점심을 먹곤 했었다. 물살이 쎈 시간에는 배들이 가운데로 가지 못하고 육지 가깝게 붙여서 가곤 했다.
소풍을 가면 단골 매뉴로 떠오른 주의사항이 있다. “이곳에서 빠지면 바다 바닥까지 떨어져서 신안 앞바다에서 올라온다. 절대로 물가까지 가지 마라”라고 주의를 당부하셨다. 지금까지 소풍을 가서 사고가 난 적은 없다. 그 물살을 바라보고만 있어도 근처에 가고 싶은 생각은 사라질 정도로 무서움이 느껴진다.
진도를 떠올리면 당연히 올돌목이 떠오른다. 진도를 들어가기 위해 울돌목위에 세워진 진도대교(제1진도대교는 1984년에, 제2진도대교는 2005년에 완공)를 지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진도는 울돌목을 떼어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나의 어린 시절 이야기도 울돌목을 빼고 이야기할 수 없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