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회 시신기증자 추모제

By | 2014년 10월 11일

우리 대학에서는 매년 10월 둘째주 토요일에 추모제가 열린다. 전북의대는  1973년 전주시 완산구 경원동에 설립되었고, 의과대학 학생교육을 위한 해부실습이 시작되면서  제1회 시신기증자 추모제를 개최하였다. 1980년 제2회 시신기증자 추모제를 개최하였고,  1987년 의과대학이 완산구 경원동에서 현 덕진구 금암동으로 이전한 이후에 제3회 추모제를 개최하였다.  1994년과 95년에는 3월에 제4회 및 제5회 추모제를 개최하였고, 1996년에는 4월에 개최하였다. 1997년부터 2006년까지는 매년 5월에 추모제를 개최하였는데,  2007년부터는 매년 10월 둘째주 토요일에 추모제를 개최해 오고 있다. 신종플루가 유행하던 2009년에만 추모제를 개최하지 못하였다.  이런 과정을 거쳐 오늘 제23회 시신기증자 추모제를 개최하게 된 것이다.

작년 추모제 이후에 시신을 기증하신 분들의 가족들이 참석하기 때문에 분위기는 매우 숙연하다. 때론 슬픔이 언습하기도 한다. 오늘도 그랬다. 장소가 비좁아 학생들이 제대로 추모제에 참여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참석은 하였지만 모두 로비에 있어야 하는 관계로 말이다.

자신이 죽어 자신의 몸을 해부학 실습을 위해 기증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이것은 단순한 의학발전에 대한 열망을 넘어서는 산교육이다. 이런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학생들은 의학을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것이다. 참으로 귀한 헌신이며 사랑이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자신의 아버님과 친척들이 시신을 기증했던 “사랑의 장기본부 전북지부장”은 추모사에서 “의대생들이 고인들에 대한 고마움을 갖는 일은 좋은 의사가 되는 일이다”라고 당부의 말을 했다. 맞다. 그래야 한다. 단순히 인체의 구조를 배우는 과정이 아니라 고인들이 학생들에 남겨준 고귀한 사랑을 배우는 과정이어야 하고, 그 열매로 좋은 의사가 되어 의술을 배풀어야 한다. 우리가 백날 추모제를 지낸다고 그 분들을 위로 할 수도, 감사할 수도 없는 것이다. 살아있는 사람들이 세상을 위해, 병들고 아픈 사람들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그 분들의 뜻에 조금이나마 보답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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