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의대Y회

By | 2015년 3월 25일

전남의대Y회 졸업기념패

전남의대Y회는 전남의대의 동아리 이름이다. 내가 학교다닐 땐 동아리라는 표현은 없었고, 그냥 “써클”이라고 불렀다. 전남의대Y회의 공식명칭은 “전남의대 기독학생 Y회”이다. 기독교와 비기독교가 공존하는 좀 특이한 동아리이다. 내가 다닐 때는 의예과는 “흐름Y”라는 동아리가 전남의대Y회와는 별도로 독립된 동아리로 존재하였다. 본과에 올라가면 정식으로 전남의대Y회에 가입하게 된다.

전남의대에는 이런 친목성 동아리들이 많았다. 상록, MS. MPR, CELL, 한울이, 흰두레, ATB, 펭긴, 등이 바로 그렇다. 다들 봉사활동도 하고, 동아리별로 그룹스터디도 하지만 친목성향이 강하였다. 그런 이유로 유신정권때 모두 이런 친목성 동아리들을 없앴다. 모두 이적단체로 변질될 것을 두려워했던 탓이다. 이런 정치적 소용돌이속에서 전남의대Y회는 “전남의대 기독학생Y회”로 생존(?)을 하게 되었고, 그런 이유로 기독교와 비기독교가 공존하는 동아리가 되었던 것이다.

졸업을 하고 전남의대Y회 OB모임을 꾸준하게 참석했다. 기초의학을 한다는 이유로 간사(총무)를 맡아야했기 때문이다. 광주를 떠나온지 20년만에 어제밥 OB모임에 참석했다. 전남대 총장을 지내셨던 노성만교수님(정형외과, 전남의대Y회 1기)께서 지난 겨울 큰 수술을 마치시고 건강한 모습으로 참석하셨다. 내가 학교에 다녔을 때 교수님이셨는데, 그 학생이 다시 교수가 되어 뵙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

사실 Y회는 근 10년동안 신입생들을 제대로 선발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작년부터 학생들이 가입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이것은 OB들의 노력으로 보여진다. 재학생들이 직접 후배를 뽑아야 하는데, OB가 나서는 모양은 내 개인적으로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의 사라져 버릴 수도 있었던 상황에서 다시 재건을 하고 있는 셈이다.

나는 지금의 재학생 후배들보다는 내가 학생이었을 시절에 함께 활동했던 동기와 선후배, 당시에 우리와 자주 만났던 선배들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많이 늙으셨지만 다들 옛 정 때문에 지금의 모임도 나오고 계신 것이다. 학생 때 열심히 했던 선후배들이 다시 OB모임에도 그대로 나오고 있으니 참 재미있는 현상인 것이다. “습관”인지 “중독”인지, 아니면 DNA인지 알 수 없는 어떤 힘이 그들을 옛 추억으로 모이게 하고 있는 셈이다.

내 인생에서 결코 지울 수 있는 한 페이지가 바로 전남의대Y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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