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리 증후군(Ripley Syndrome)

By | 2015년 6월 13일

일주일전에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하버드대학과 스탠포드대학의 동시합격과 2+2년으로 두학교를 다니게 되었다는 “천재소녀”에 대한 뉴스가 인터넷에 뜨겁게 달아올랐다. 지난 주 토요일에 서울에 갔을 때 작은 아들과 그것에 대해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고 합격증이 위조된 것과, 대학에서 공식적으로 합격사실이 없다고 발표했다. 그런 발표가 있는 후 “착오가 있는 것 같다”며 진실을 밝히겠다고 했던 가족들이 어제(6월 12일) 공식적으로 “허위사실”임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 아이의 아버지는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큰 물의를 일으켜 진심으로 죄송하다”, “모든 것이 다 제 잘못이고 책임”이라며 “앞으로 가족 모두 아이를 잘 치료하고 돌보는 데 전력하면서 조용히 살아가겠다. 상황 파악이 끝나지 않아 일일이 설명드리지 못하는 점을 용서해 달라”라고 언론을 통해 공식적으로 사과를 했다.

나의 눈에 띄는 한 대목의 글귀가 보인다. “…..아이를 잘 치료하고…..”가 바로 그렇다. 거짓합격과 치료라는 단어의 배열은 그 아이가 혹시 리플리 증후군을 앓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벌써 인터넷에 리플리 증후군에 대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온다. 이전에도 있었고, 앞으로도 세상사에서는 존재할 질병이다.

이번 사태는 학벌지상주의가 가져온 비극이다. 이미 유명인들의 학력위조의 사태를 경험한 우리사회는 아직도 학벌지상주의가 판을 친다. 그런 사회적 분위기에서 이와 유사한 일들은 계속해서 벌어질 수 있다. 아무튼 그 아이가 잘 치료되어서 평범하면서도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 질병은 꼭 치료되어야 한다. 이 병은 반사회적 인격장애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를 학력을 중시하는 우리사회의 탓으로만 돌려서는 안된다. 또한, 분명한 공문서 위조 등 범죄행위가 뒤따랐기 때문에 미화되거나 희석해서도 안된다. 질병을 앓는 사람은 분명히 치료되어야 한다. 이 질병은 개인적인 문제를 넘어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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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리 증후군(Ripley Syndrome, ─症候群)에 대한 두산백과사전(네이버 지식백과에 올라온 자료에서 발췌)의 사전적의미는 아래와 같다.

[요약] 허구의 세계를 진실이라 믿고 거짓된 말과 행동을 상습적으로 반복하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뜻하는 용어. 미국 소설가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재능 있는 리플리 씨》(1955)라는 소설에서 유래되었다.

리플리 증후군(Ripley Syndrome) 은 자신의 현실을 부정하면서 마음속으로 꿈꾸는 허구의 세계를 진실이라 믿고 거짓된 말과 행동을 반복하게 되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뜻하는 용어이다. ‘리플리 병’ 또는 ‘리플리 효과’ 라고도 한다. 성취욕구가 강한 무능력한 개인이 마음속으로 강렬하게 원하는 것을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사회구조적 문제에 직면했을 때 많이 발생한다.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어 열등감과 피해의식에 시달리다가 상습적이고 반복적인 거짓말을 일삼으면서 이를 진실로 믿고 행동하게 된다.

리플리(Ripley) 증후군은 미국의 여류 소설가 패트리샤 하이스미스(Patricia Highsmith)가 쓴 《재능 있는 리플리 씨(The Talented Mr. Ripley)》 (1955)라는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의 이름에서 유래하였다. 《재능 있는 리플리 씨》는 호텔 종업원으로 일하던 톰 리플리가 재벌의 아들인 친구 디키 그린리프를 죽이고서, 죽은 친구로 신분을 속여 그의 인생을 대신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룬 범죄소설이다. 거짓을 감추기 위한 대담한 거짓말과 행동으로 리플리의 행동은 완전범죄로 끝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죽은 그린리프의 사체가 발견되면서 진실이 드러난다. 리플리 증후군을 다룬 또 다른 영화 《태양은 가득히》(1960)의 흥행 이후, 리플리 증후군은 1970년대 정신병리학자들에 의해 새로운 연구대상이 되었고, 실제로 이와 유사한 사건들이 자주 일어나면서 새로운 신조어로 자리잡았다.

우리나라에서는 2007년 신정아의 학력위조 사건을 영국의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보도하면서부터 이 용어가 널리 알려졌다. 이 신문은 ‘재능 있는 리플리 씨’를 빗대어 ‘재능 있는 신씨(The Talented Ms. Shin), 한 여성은 한국의 문화귀족을 어떻게 농락했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국 사회에서 영화 《리플리》를 떠오르게 하는 스캔들이 일어났다고 소개했다. 이후 유명 방송인, 영어강사 등 다수의 학력위조 사건들이 차례로 세간에 알려지면서 능력보다 학벌이 중요시 되는 한국사회의 병폐에서 기인한 한국형 리플리 증후군이 화제가 되었다. 또, 2011년에 신정아 사건을 모티브로 한 MBC 드라마 《미스 리플리》가 방영되기도 했다.

2 thoughts on “리플리 증후군(Ripley Syndrome)

  1. 김은영

    제가 듣기 싫어 하는 이야기 중 하나가 있습니다.
    공부만 잘 하면 ‘아이를 잘 키웠다’고 하는 것 입니다.
    정말 그럴까요?
    메르스 소식까지 겹쳐 참 혼돈스럽습니다.
    잘 지내셔야 합니다.
    >> 케이프타운에서

    Reply
    1. 김형태 Post author

      공부를 잘하면 인격도 뛰어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겠지요.
      좋은 대학을 나오면 당연히 실력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때문이겠지요.
      물론 일치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것을 일반화하다보니….
      졸업장 하나면 다 되는 사회가 되어버린 탓에…
      이번의 경우와 같은 일들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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