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돌아오는 현충일이다. 많은 사람들은 현충일을 어떤 날로 기억하고 있을까? 하루쯤 쉬어가는 휴일정도로 인식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어제 신문에 초등학생들에게 물어본 결과, 현충일이 무슨 날인지 모르는 학생들과 잘못 알고 있는 학생들이 너무 많다는 사실이다. 모두 자녀들을 키우는 어른들의 잘못은 아닐까? 잊을 날이 있고, 잊지 말아야 할 날이 있는 것이다.연예인의 생일은 기억하면서 부모님의 생일을 모르는 청소년들이 얼마나 많은가?
2년여전에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였던 “나를 술푸게 하는 세상”(박성광, 이광섭, 허안나)를 떠올려 본다. 술취한 취객인 박성광이 관객과 세상을 향해 외친다. “국가가 나에게 해 준 것이 뭐냐?” “일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고 외쳐대는 취객 박성광은 국가와 정부를 바라보는 많은 국민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했다기 보다는 그저 씁쓸한 웃음을 짓게 했었다. 아마도 국민들은 국가에 대해 양가감정을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한 국가의 국민으로 태어났다. 국민으로서의 권리도 있지만, 의무도 있다. 이 둘 사이에서 발생하는 두가지의 감정이 우리안에 내재되어 있는 셈이다. 국가가 없는 국민은 있을 수 없고, 국민이 없는 국가도 있을 수 없다. 더구나 이 국가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던진 수많은 영혼의 넋을 생각해는 날이었으면 한다. 더구나 수많은 국가유공자들의 남은 가족들은 국가의 보호를 많이 받질 못했다. 그들은 가족을 잃은 슬픔에 앞서 가난과 편견에 맞서 살아야 했던 적도 있었다.
지금은 보훈처가 있어 보훈가족들을 돌보고 있지만, 아직도 덜 체계적이고 부족하다. 많이 발전했다고 하지만 말이다. 지금도 우리나라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군대에 보내지고 있다. 전투상황은 아니지만, 사고 등으로 목숨을 잃기도 한다. 국가를 위해 아직도 수많은 생명들이 목숨이 사라지는 것이다. 그저 하루 쉬는 날로 치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루 정도는 내 자신의 국가관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국가관”은 극우세력이나 좌파세력들이 언급하는 단어가 아닌, 우리들처럼 평범한 국민들이 한번씩 새겨봐야 할 단어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