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슨대통령의 사임사

By | 2017년 2월 9일

오늘 아침 느닷없이, 미국대통령이었다가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탄핵직전에 하야를 한 닉슨의 마지막 연설문을 떠올렸다. 그의 사임연설 중 가장 와닿는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To continue to fight through the months ahead for my personal vindication would almost totally absorb the time and attention of both the President and the Congress in a period when our entire focus should be on the great issues of peace abroad and prosperity without inflation at home. Therefore, I shall resign the Presidency effective at noon tomorrow. Vice President Ford will be sworn in as President at that hour in this office.  대외적으로는 평화, 대내적으로는 인플레이션이 없는 번영을 위해서 전력을 기울여야 할 시기에, 내 개인의 무고를 증명하기 위해 몇 달씩 싸움을 계속하게 되면, 대통령과 의회 모두의 시간과 관심이 그곳에 거의 모두 빼앗길 것입니다. 따라서 나는 내일 정오를 기해 대통령직을 사임하려고 합니다. 포드 부통령이 이 자리에서 대통령으로 선서를 하게 될 것입니다.

그는 분명히 대통령으로서 잘못을 했다. 그런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가장 중요한 국가적 안정에 도움이 되는 길을 선택했다. 물론 이것이 닉슨 대통령의 개인적으로도 다행이고, 탁월한 선택이 되었다.

우리의 정치사에서도 탄핵정국이란 말도 안되는 일이 일어났다. 그런데 한 국가의 수장이었던 사람이 보여주는 모습은 전혀 다르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오늘 특검의 조사를 받아야 하는데, 일정이 노출되었다는 핑계로 조사를 피하는 파렴치한 모습을 계속 보여주고 있다. 인간의 가장 추하고, 파렴치한 모습을 두 달째 보고 있는 셈이다. 과연 어디까지 추한 모습이 계속 나올까? “인간”의 본질에 대하여 생각하게 만드는 시간들이 계속 흘러가고 있다. 죄가 없다면 좀 더 당당했으면 한다. 그리고 한 때 대통령을 했던 사람이라면, 이 국가적 위기에서 “국가”와 “국민”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이래서는 안되는 것이다. 지금의 모습은 결코 국민들이 용서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닉슨의 사임사가 다시금 생각나는 것이다. 국산과 미제의 차이일까?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