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 이사하기

By | 2017년 2월 11일

이제 졸업을 하는 아들이 스스로 원룸비 등을 감당하겠다며 더 작은 원룸으로 이사를 시도했다. 대학에서 더 멀어지고, 작고 좁은 원룸으로 이사를 가게 된 것이다. 3년간 살았던 원룸은 서울대병원 소아과병동 바로 옆이기 때문에 정말 가까운 곳이다. 그리고 방 크기도 큰 편이었다. 따라서 보증금도 비싸고, 월세도 비싼 편이다.

부모 입장에서는 아들이 학교에서 가까운 곳에 살았으면 하는 바램에서 건물에 비하여 가격에 좀 쎈 곳이었지만 3년간 살도록 했다. 방은 약간 큰 편이지만 건물도 낡고, 창문틈으로 바람도 들어오고, 소아과병동 냉각팬에서 오는 소음도 있는 편이었다. 그렇지만 3년간 접근성의 장점 하나로 계속 살았는데, 이제는 조금 멀어도 큰 상관이 없을 듯 하다.

그런 도중에 아들이 보증금도 싸고 월세도 조금 싼 곳으로 이사를 가겠다고 했다. 이사도 혼자서 알아서 하겠다고 했지만, 토요일이어서 가보았다. 기차표도 별로 없어서 KTX 특실을 타고 올라갔다. 많은 짐들이 정리가 된 상태였다. 지난 주에 책만 넣은 무겁고 큰 박스 5개가 내 연구실로 배달되었고, 책상 등은 학교 실험실로 이미 옮겨졌고, 이사갈 짐들 중 일부가 박스에 넣어져 있었다. 새벽 6시까지 포장했다고 했다. 나는 도착해서 이불과 옷가지를 쌌다. 이불보를 사지 못하는 바람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일단 포장을 마쳤다.

원룸 이삿짐에서 트럭이 도착했다. 그런데 짐이 생각보다 많다며 계속 투덜거린다. 분명히 짐을 옮기는 것까지 포함해서 가격을 정했다고 하는데, 짐을 옮겨주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그렇다면 미리 와서 짐의 량을 보고나서 정하던지 했어야 하는데, 원래 트럭비용에 인건비까지해서 돈을 요구해 놓고선 계속 불만이다. 아마도 돈을 더 달라는 뜻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직업의식이 매우 약해 보인다. 그렇게 투덜대서 좀 더 받겠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불쾌감이 몰려 온다.

이런 모습은 처음이 아니다. 3년전 기숙사에서 원룸으로 이사올 때도 봤던 모습이다. 사람은 바뀌었지만 분위기는 비슷하다. 당시에는 몇 만원 더 주었었다.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아마도 이런 식으로 비용을 더 많이 받아내는 것에 익숙해져 있는 듯 했다. 더 비싸더라도 확실하게 계약을 해서 이사를 하는 곳에 맡겨야겠다는 생각이다. 돈의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다. 이사를 할 때 마다 불쾌하기 짝이 없다.

이삿짐을 다 나르고 나서 아들과 함께 베스킨라빈스에 갔다. 단 것이 땡겼기 때문이다. 그렇게 원룸이사가 끝이 났다. KTX를 타고 내려와서 이렇게 몇 자 적어둔다.

2 thoughts on “원룸 이사하기

  1. 김은영

    수고 하셨습니다.
    여기는 아무리 소액의 일이더라도 시작 전 계약서를 주고 받습니다.
    서류에는 처리 할 일의 내용과 금액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게 처음엔 유돌이가 없어 보였지만 익숙해지면 더 깔끔하고 마음 편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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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형태 Post author

      저도 그런 분위기였으면 좋겠습니다.
      대충 해놓고 나중에 불편한 상황을 만드니까요. ㅋ

      그렇다고 돈을 안받는 것도 아니구요. ㅋ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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