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화”의 미학

By | 2017년 2월 18일

아침에 일찍 나의 형제들의 단톡방(단체 카카오톡)에 동생이 사진 두 장을 올린다. 인형(half doll) 사진이다. 최근 인형 옷 만들기에 매진하고 있는 동생이 수시로 사진을 올리기 때문에 그러는가 보다 라고 생각했는데, 인형 아래에 네스프레소 캡슐커피들이 보인다.

“네스프레소 캡슐 먹넹 ㅋ”라고 글을 올렸다. “작년 여름부터”라고 댓글 쓰더니만 “덮개를 봐야지, 커피말고”라고 답한다.

그것이 캡슐커피를 두는 접시 덮개였던 것이다. 아무튼 재주가 좋다.

그런데 막내 동생이 한마디 한다. “오빠한테 선물해~~ㅎ”라고. 내가 바로 대답했다. “노노”, “이젠 물건을 버려야 할 때임. 자꾸 물건이 많아지면 안됨”이라고 말이다.

사실 현대인은 가진 것이 너무 많다. 지난 주에 연구실을 청소하면서 이런 생각이 든다. ‘왜 이렇게 많이 쌓아두고 살까?’라고 말이다. 많은 것들을 버리고 치웠다. 그렇지만 아직도 연구실은 1년동안 한번도 열어보지 않을 자료들이 책꽂이가 가득하다.

늘 ‘언젠가 필요해’라는 확신(?)으로 그렇게 쌓아두기만 한다. 인간의 욕심이다. 내 삶을 단순화시키려고 노력하듯이, 내가 가진 물건들도 단순화하는 삶의 태도가 더욱 필요한 때이다.

삶의 단순화는 현대인에게 필요한 덕목이고, 유익한 덕목이다. 더 이상의 소유의 욕심에서 벗어나는 길이 자신의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지금 길이다. 가져서 풍성해지는 것이 아니라, 소유하지 않음으로 얻는 풍성함이다. 내 영혼의 풍성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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