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골학(骨學) 노트

By | 2017년 4월 3일

골학(骨學 osteology)은 해부학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분야이다. 또한 해부학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접하기 때문에 의학을 입문하는 학생들 입장에선 힘든 분야이기도 하다. 기본적인 뼈의 이름도 생소하지만, 뼈의 각 부위와 구조의 명칭들이 학생들에게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이런 구조물들의 명칭을 모조리 외워야 한다는 부담감도 크다.

예전이나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의예과에서 의학과(소위 ‘본과’라고 부르는)에 올라오는 2월에 선배들로 부터 골학을 배운다. 요즈음은 학교 차원에서 OT 행사를 통해 골학을 학습시키기도 한다. 의학과 2학년에 올라갈 선배들 입장에선 선배로서 권위(?)와 위상을 뽑내는 시간이기도 하다.

나도 선배들에게 일주일간 꼬박 골학을 배웠다. 우리 때는 왜 그랬는지 골학을 매우 상세하게 학습을 했다. 골학 뿐만 아니고, 해부학의 모든 분야를 그렇게 상세하게 배웠다. 요즈음 그렇게 해부학을 많이 가르치지 않는다. 기본적인 것만 가르친다. 아무튼 그런 이유로 인해 일주일간 골학을 배우고 나서, 혼자서 다시 노트 정리를 시작했다.

더 이상 후회없을 정도로 의예과에서 놀던 모습과는 달리 의학과 진입을 앞두고 도서관에 다시면서 정리를 했던 노트를 지금도 소장하고 있다. 물론 내가 조교로 있던 시절, 학생들의 골학실습에도 사용되었지만, 지금은 내 책꽂이에 얌전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노트는 모두 세 권으로 되어 있다.

  • Skull (머리뼈)
  • Axial skeleton & upper extremity (몸통 뼈대와 팔뼈)
  • Lower extremity (다리뼈)

일부 표지가 없어지고, 낱장으로 떨어질 만큼 낡은 부분도 있지만 33년이 지난 지금에도 잘 보존되고 있다. 한 때 누군가에 빌려 준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많이 손상이 되고 말았다.

며칠 전에 노트를 꺼내고 보면서 글로 남겨 놓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모두 스캔을 떠서 하나의 책으로 묶어 둘 것인가? 아니면 저 상태로 그냥 책꽂이에 꽂아 둘 것인가?하는 갈등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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