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일본 여행 (2017년 4월)

By | 2017년 4월 9일

작년 3월에 3박 4일의 동경(東京, Tokyo) 여행을 다녀온 후에, 교토(京都, Kyoto) 여행을 계획하였다. 그리고 지난 주에 4박 5일의 일정으로 일본의 관서지방(関西地方, 간사이 지방)인 오사카와 교토, 히메지를 여행하였다. 숙박은 도착 후 이틀간 오사카에서, 그리고 나머지 이틀은 교토에서 머물렀다.

아내가 무릎이 아파서 수술 일정을 잡아둔 상황이지만, 원래 계획된 여행이라 어쩔 수 없이 여행을 떠났다. 우산을 지팡이 삼아서 다른 사람들보다 천천히 그리고 느리게 이동을 하며 일정을 보냈다. 그리고 이번 여행은 카메라도 가져가지 않았고, 아이폰으로만 사진을 찍었다. 또한 끌 수 있는 여행용 캐리어를 가져가지 않고, 배낭만 하나씩 메고 갔다. 최소한의 짐을 가져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아내가 전체적인 여행일정을 짜고, 일본어를 조금 익혀서 최소한 일본어(지하철 이름이라도)를 읽을 수 있게 되어 여행이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주요 여행지는 다음과 같다.

I. 오사카를 중심으로

  • 오사카성(大坂城, Osaka Castle)
  • 도톤보리(道頓堀), 도톤보리강과 주변 옛 음식점들과 상가들, 그리고 주변 골목들
  • 신사이바시(心斎橋)에서 도톤보리강으로 이어지는 신 상가들
  • 히메지성(姫路城, Himeji Castle) – 교토에서 고배( 神戸, Gobe)를 지나 서쪽에 있는 지역 히메지에 있음.

II. 교토를 중심으로

  • 도월교(渡月橋) – 아라시야마역에 내려서 작은 공원을 지나면서 마을 안으로 가기 위해 건너는 긴 다리.
  • 덴류지(天龍寺, 텐류지, Tenryuji Temple)와 치쿠린(竹林, Chikurin)
  • 니조성(二条城, Nijo Castle)
  • 도쿄 다운타운 – 카와라마치(Kawaramachi)
  • 폰토초(先斗町, Pontojo)
  • 청수사(清水寺, Kiyomizu-dera)
  • 니넨자카(二年坂, Ninenjaka), 네네노미치(ねねの道, Nenenomichi), 이시베코지(石塀小路, Ishibekoji)
  • 도쿄역(Tokyo Station)의 라멘(Ramen)
  • 은각사(銀閣寺, Ginkakuji temple)와 철학의 길(哲学の道)
  • 금각사(金閣寺, Kinkakuji temple)

여행지의 이야기를 쓰려는 것이 아니다. 여행 자체에 대한 글을 쓰고 싶은 것이다. 위의 여행지에 대한 정보는 유명한 여행지이니 만큼 쉽게 검색하면 좋은 정보들이 많이 나오는 곳들이다. 이 글은 이번 일본여행을 통해 몇가지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정리해 보고자 하는 것이다.

1. 유명 여행지

위에 적어 둔 곳들은 모두 유명 여행지이다. 일본에 있는 수많은 절들과 신사들, 그리고 성들이 주요 관광지들이다. 물론 젊은이들에겐 먹거리와 시내의 상가들도 주요 관광지가 될 것이다. 여행의 목적 중에 이런 유명 여행지를 보는 것은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그런 여행지를 직접 눈으로 보는 것만 추구한다면 여행을 통해 더 얻을 수 있는 것들을 놓치고 말 것이다.

여행지이긴 하지만 그 곳에는 사람이 살고 있다. 그들의 삶을 다 볼 수는 없겠지만, 한번쯤 관심을 갖고 그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대하여 조금 생각을 해보고, 볼 수 있다면 여행을 통해 많은 것들을 얻게 될 것이다. 특히 유명 여행명소의 근처에 사는 사람들의 여행객들에 의한 삶의 터전에 대한 침해는 심각한 수준을 넘었다고 보여진다. 특히, 단체 관광객들의 무례한 모습은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

2. 오사카와 교토의 음식

작년 도쿄(동경) 여행에서는 느끼지 못했는데, 이번 여행에서는 모든 음식이 너무 짜서 고생을 했다. 국물이 있는 음식던지, 그렇지 않던 간에 음식들이 짜서 먹고 난 이후에 물을 많이 마셔야 했다. 아마도 가장 짜지 않았던 음식이 모스버거(Mos Bugger)에서 사먹은 버거였다. 심지어는 편의점에서 사먹는 김밥도 엄청 짜다.

아내는 여행 전에 여행자들이 추천한 먹어볼 음식 목록을 만들었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그런 음식들을 먹어보고자 했다. 음식들은 나름대로 맛은 있지만 너무 짜다. 너무 짜!

3. 인생의 짐

이번 여행에선 캐리어를 따로 가져가지 않았다. 동선이 숙소에 바로 들어갈 수 없는 상황들이 계속되었기 때문에 캐리어를 끌고 다닐 수가 없었다(많은 여행객들이 캐리어를 끌고 다녔지만). 따라서 아내와 나는 배낭만 하나씩 메고 여행을 했다. 따라서 등에 멘 배낭이 무거워질 수 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숙소에 도착한 다음날은 배낭을 가볍게 할 수  있었다. 호텔에 짐을 빼놓고 배낭을 메고 다닐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전날 무거운 배낭을 메고 움직였던 때에 비하여 배낭이 가벼워지자 이내 발걸음도 가볍게 느껴졌다. 그러나 얼마지나지 않아 어깨는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분명히 가볍다고 생각했던 배낭의 무게가 조금 걸어다니니 전날의 무게와 다를 바가 없었다. 오히려 처음부터 무겁게 시작한 것보다 상대적으로 무게감을 더 느끼게 되었다.

배낭의 무게를 생각하면서, 마치 철학자가 된 것 처럼 이런 생각이 들었다. “각자의 인생의 짐이 무거운 경우라도 무거운대로 견딜만 하며, 가볍다고 생각했던 짐도 점점 무겁게 느껴져간다. 따라서 짐이 무겁다고 버거워할 것도, 짐이 가볍다고 얕잡아 봐서도 안된다. 인생은 그저 겸손하게 살아가는 것이 가장 올바른 삶의 자세일 것이다.”

4. 도쿄의 버스

도쿄에도 지하철이 있다. 그러나 도쿄의 주요 교통 수단은 버스이다. 거리에 상관없이 230엔이다.노선을 조금만 들여다 보면 버스를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다. 버스는 지정된 자리에 정확하게 정차하기 때문에 연이어 버스가 온다고 달려가서 탈 필요는 없다. 기다리면 버스가 와서 정확하게 줄 서는 곳에서 타는 쪽 문이 열린다. 버스는 내릴 때 요금을 낸다. 그리고 모든 버스에 에어서스펜션이 달려 있어서 사람이 타고 내릴 때, 버스를 약간 기울여 준다. 하루동안 많은 버스를 이용하는 경우는 ‘One Day Pass”와 같은 하루 승차권을 구매하는 것도 유리하다. ICOCA 카드는 충전식 카드인데, 지하철과 버스를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이 카드는 ‘하루카'(아래 9. 공항전철에서 언급) 예약시 외국인 할인 혜택도 있다.

5. 오사카의 지하철

오사카의 전철은 서울과 비슷하다. 시내 중심권에서는 출퇴근 시간에 매우 혼잡하다. 너무 복잡해서 바로 타지 못하고 다름 전철을 기다려야 하기도 하고, 타더라도 콩나물 전철이다. 전철은 잘 되어 있는 편이다. 물론 도쿄의 전철과는 비교가 될 수 없겠지만, 나름대로 잘 구성되어 있다.

서울 지하철은 “몇 호선”으로 표기가 되지만, 오사카의 지하철은 각 노선(Line)에 이름이 붙여 있고, 그 노선의 첫글자를 붙여 각 역마다 번호가 매겨진다. M17, M18, M19, …. 이런 식이다. 도쿄도 마찬가지이지만, 에스컬레이트나 엘리베이터가 없는 곳이 많아서 다리가 불편한 아내로선 더욱 힘든 여행이 되었다.

6. 쥬크가 큰 차?

경차를 선호하는 일본에서는 큰 차를 보기가 쉽지 않다. 경차가 가장 많고, 중형차 이상은 드물다. 오히려 상대적으로 승합차가 많다. 닛산(Nissan)의 소형SUV인 쥬크(Juke, 삼성의 QM3나 쉐보레의 트랙스와 비슷한 사이즈의 차량)가 오사카나 도쿄에선 중간급 사이즈의 차량으로 느껴진다. 그만큼 작은 차량이 많다. 조그마한 주택들도 소형차 한 대 정도 주차할 수 없는 공간을 마당에 만들어 주차를 한다. 절대로 길쪽으로 나와 있거나 걸쳐서 주차하는 법이 없다. ‘어떻게 저렇게 좁은 공간에 주차를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7. 어글리 코리언

해외여행 붐이 일었던 90년부터 붙여진 불명예스러운 단어이다. 물론 요즈음은 중국의 관광객들이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나쁜 문화의 습성은 어디에서나 나타나는 법이다. 좀 더 성숙한 문화의식이 몸에 배어 있는 한국사람들이었으면 한다. 여행을 할 때 마다 아쉬운 대목이다. 특히 잡화점인 “돈키호테”와 같은 곳에 몰려든 한국의 단체 관광객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그들과 섞여서 물건을 사고 싶지 않을 정도이다. 비가 온다고 해서 우산을 사러갔다가 마음만 상하고 나오고 말았다. 우산은 나중에 패밀리 마트에서 샀다.

비행기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옆좌석에 앉았던 젊은이는 타자마자 팔걸이를 점유하더니(그런 모습을 하도 많이 봐서 별 생각도 없지만), 문제는 내 의자공간 안에 있는 내 팔을 자꾸 건드리거나 쳤다. 참다 참다가 그러지 마라고 했는데도 여전히 산만하게 비행기를 탄다. ‘너 좀 내려서 보자!’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8. 공항전철

난카이 전철에서 운영하는 “라피토“(간사이 공항에서 오사카 사이 연결)나. JR Line에서 운영하는 “하루카“(교토-오사카-간사이공항 연결)와 같은 ‘급행열차‘를 잘 찾아보고 이용하는 것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아낄 수 있다. 라피토 같은 경우는 패키지로 하루동안 이용할 수 있는 지하철 승차권(One Day Pass)도 함께 준다. 따라서 버스이던지, 지하철이던지, 전철이던지 간에 승차권에 대하여 좀 더 연구를 해보고 가는 것도 좋다.

9. 아! 여권이여!

전주에서 김포공항을 가려면 공항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8시 표를 예약해놓고, 7시 10분에 집을 나서서 택시를 탔는데, 여권을 가져오지 않은 것을 알게 되었다. 문제는 여권이 집에 있는지, 연구실에 있는지 조차도 생각이 나질 않았다. 다시 택시를 돌려서 집으로 가서 확인해 보니 없다. 집에 가져온 적이 없다는 것이 생각이 났다.

부랴부랴 집을 나서서 택시를 타고, 연구실로 향했다. 가던 중 아내를 공항버스 터미널에 내려주고, 그 택시를 타고 연구실로 갔다. 연구실 근처에 택시를 대기 시켜 놓고 연구실에 가서 여권을 찾아서 다시 택시를 탔다. 문제는 아내가 휴대폰을 가져오지 않았다. 다행히 공항버스 사무실에서 전화가 와서 “8시까지 갈 수 있을 듯 하다. 만일에 못가면 중간 정차터미널은 익산까지 가겠다”라고 약속을 해 두었다. 그리고 택시를 타고 공항버스 터미널에 도착하니 7시 50분이다.

’40분간 이렇게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만 났다. 전주가 작은 도시라서 가능했었던 것 같다. 김포공항에 가서 생각이 났다면, 아마도 여행을 하지 못하고 말았을 것이다. 여권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는 것이 지금도 아찔하다.

——-

이번 여행을 이렇게 간단하게 정리해 본다. 아래 사진은 청수사 올라가는 길에 있는 “니넨자카”라는 골목의 풍경이다.

 

2 thoughts on “짧은 일본 여행 (2017년 4월)

  1. 김은영

    어떤 여행라도 시간 흐르면 추억이 됩니다.
    이번 여행도 그러셨으리라 믿습니다.
    7번에 꽝!!

    사모님 무릎 치료 잘 하세요.

    Reply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