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여행기 (2009년 8월)

By | 2009년 8월 29일

사실 아프리카에 대하여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저로선 2009년 여름에 방문한 아프리카가 참으로 크게 다가왔습니다. 솔직히 잠깐 들러서 본 아프리카에 대하여 많이 아는 것 처럼 보일까봐서 두렵습니다. 그냥 제가 지나쳐온 아프리카의 피상적인 모습을 적어둔 메모지라고 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아프리카를 보고 왔다고 말할 수 없는 부끄러움

아프리카를 다녀왔다라고 말할 수 없는 이유는 아프리카에서도 좋은 음식, 좋은 호텔, 그리고 잘 알려진 관광지 만 둘러보고 왔기 때문입니다. 아프리카를 방문한 목적은 관광이 아니었습니다. 학회참석이었습니다. 학회내용는 매우 좋았습니다. 아마도 해외학회 참석한 경험 중에서 가장 좋았던 학회기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학회가 끝나고 케이프타운 이곳 저곳과 희망봉을 보았고, 그 다음 남아공을 떠나 빅토리아 폭포를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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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속의 유럽, 케이프타운

누군가 제게 묻습니다. “아프리카에 다녀오셨다면서요?” 저는 대답을 합니다. “아니요, 유럽에 다녀왔습니다” 그는 반문합니다. “네?”라고. 사실 케이프타운에 처음 도착해서 주로 호텔에 머물면서 학회에 참석했고, 점심과 저녁을 해결하기 위해 Waterfront에 갔습니다. Waterfront는 일반명사이면서 고유명사로 쓰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항구도시의 부두를 Waterfront라고 하는데, 케이프타운에서는 이 말을 거의 고유명사처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호텔과 Waterfront는 안전하다? 이 말이 맞습니다. 호텔은 정말 보완장치들이 잘 되어 있습니다. 카드키가 없으면 엘리베이터도 타지 못합니다. 탔다고 하더라도 호텔객실 복도로 들어가지 못합니다. 방에 들어가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고요. 아무튼 Waterfront에서 많은 식사시간을 가졌습니다.

Waterfront

케이프타운의 Waterfront는 케이프타운을 대표하는 곳이다. 여행객들이 맘 놓고 먹고 마쉬고 쉴 수 있는 곳입니다. 구걸하는 사람도 거의 없고, 전체적인 분위기가 덜 위협적이었습니다. 따라서 많은 여행객들은 Waterfront에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우리 일행도 그러했다. 사진으로 Waterfront의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없겠지만 한번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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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낯섬과의 만납입니다

위의 제목대로  “여행은 낯섬과의 만남입니다”라는 제목으로 편지를 보낸 분이 있었습니다. 케이프타운에서 만난 가이드 김은영선생님입니다. 인연을 귀하게 여기고, 여행의 가치를 알며, 와인에 대해 박식한 그는 첫인상이 매우 강렬했습니다. 어쩌면 여행가이드로는 마이너스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외모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그와 며칠간 지내는 동안 대화는 많이 하지 않았지만 많이 가까워진 것 같습니다. 특히 그를 통해 듣는 아프리카와 와인은 지금까지 막연하게 알고 있었던(결국 모르는 것임) 것들에 대해 알게 된 귀중한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는 요즈음도 간혹 메일을 보냅니다. 물론 잊지 않고 답장을 합니다. 이 여행기를 작성하고 있는 시간에 메일이 또와서 매우 반가웠습니다.

여행, 특히 단체여행에서 가이드를 누굴 만나느냐에 따라 여행의 질은 달라진다고 봅니다. 왜냐면 낯선 곳에서의 낯선(?) 정보는 바로 낯선 사람들로 부터 대부분 오기 때문입니다. 여행가기전에 아무리 많은 정보를 수집한다고 하더라도, 일단 여행을 떠나면 낯섬과의 만남이 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희망봉

케이프타운을 말하면 누구나 “희망봉”을 생각할 것입니다. 과연 희망봉은 어디일까? 늘 궁금했던 부분인데 이번에 확실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아프리카의 남쪽끝이 아닙니다. 서남부끝이 희망봉입니다. 희망봉은 Cape of Good Hope입니다. 바로 인접해 있는 케이프포인트 Cape Point가 있습니다. 이 두 지점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부분은 아래 지도를 보시면 이해가 될 것입니다. 재미있는 부분은 희망봉과 케이프포인트의 동쪽에 위치한 큰 베이 Bay가 있습니다. 이는 False bay인데요, 인도양쪽에서 오면 Betty;s bay쪽에서 꺽어서 들어오면 대서양에 들어오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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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프타운의 빛과 어두움

착륙직전 공항 근처에 즐비했던 판자촌집들

요하네스버그에서 비행기가 이륙하고 난 남아공의 모습은 두런 색깔의 겨울의 들과 산이었습니다. 케이프타운에 가까이 오자 산과 들이 푸르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경작을 하는 듯한 밭들도 보였구요. 그런데 비행기가 착륙하기 직전에 엄청나게 많은 판자촌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사실 비행기가 착륙할 때까지 그것들이 그냥 버려진 컨테이너 박스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나중에 버스안에서 그것들이 모두 판자촌이라는 사실에 경악했습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100만이 산다고 했습니다. 350만 케이프타운 인구중 100만의 빈민촌이 바로 공항 근처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귀국후 구글지도에서 그 곳을 검색했습니다. 사진에서는 지워져 있습니다. 근처에 새롭게 지어진 집들은 남아 있는데, 판자촌들은 모두 흐리게 지워져 있었습니다. 학회마지막 만찬을 위해 버스로 그곳을 지나가면서 다시한번 충격을 받았습니다.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는 전기때문에 어두침침한 작은 박스형 집들이 그곳에 가득했기 때문입니다. 케이프타운을 떠나는 날, 공항으로 가는 동안 다시한번 그곳을 보았습니다. 아프리카속의 유럽 케이프타운의 숨겨진 곳에는 바로 이런 곳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당장 먹을 음식과 옷이겠지만, 교육이 필요할 것으로 보였습니다. 4시가 넘어서면서 퇴근(?)하는 흑인들을 가득 태운 승합차와 버스들을 공항으로 가는 길에 다시금 보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그 충격이 빅토리아폭포에 까지 계속 되었던 것 같습니다.

다운타운(Downtown)

학회 두번째 날, 시간을 내어 시내에 갔습니다. 보려고 했던 곳은 동인도회사에서 지은 공원과 Long street라는 거리를 보기 위함이었습니다. 박물관도 잠깐 들렸습니다. Long street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Long street는 케이프타운 중심가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의 가게가 이중으로 만든 철창형 문을 달고 있었습니다. 50여미터 간격으로 권총을 찬 경찰들이 경계를 서고 있었고, 어떤 가게는 손님이 오면 철창형 문을 열었다가 들어오면 닫아주고, 물건을 산 후 나갈 때 다시 문을 열어주고 있었습니다. 그 것도 대낫에 말입니다. 다시 Waterfront를 떠올렸습니다. 천국과 지옥. 그런데도 그곳은 아직도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명소임에는 분명합니다. 근처의 재래시장도 잠깐 들렸습니다. 저는 케이프타운에서 CD 몇장을 구입한 것 이외에는 어떤 물건도 사지 않았습니다. 왜 그랬는지 사고싶은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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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ctoria Falls

빅토리아폭포를 보기 위해서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출발해서 요한네스버그에서 1박 한 후에 아침일찍 짐바브웨 Zimbabwe의 빅토리아폭포 Victoria Fall이라는 지역으로 갑니다. 리빙스톤 Livingstone이라는 지역으로 갈 수도 있지만 리빙스톤은 짐바브웨가 아닌 잠비아 Zambia 쪽에 있습니다. 비행기안에서 보는 책자에도 혼돈스럽게 되어 있고, 관광가이드도 자꾸 리빙스톤으로 간다고 해서 한참 헷갈렸는데, 짐바브웨의 빅토리아폴이라는 공항에 도착하게 됩니다.

공항에서 빅토리아폭포까지는 30여분 걸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빅토리라폭포는 세게 3대 폭포 중 하나입니다. 3대폭포란 빅토리아폭포, 나이아가라폭포 Niagara falls, 남미에 있는 이과수폭포 Iguassu falls 입니다.

폭포가 있는 동네(이름 까먹었음)에 있는 가장 좋은 호텔인 The Kingdom에서 여장을 풀고 빅토리아폭포를 구경했습니다. 짐바브웨 쪽에서 보는 빅토리아폭포를 보게 된 것입니다. 다음날에는 초베국립공원과 잠베지강을 관광하고, 짐바브웨를 떠나는 날 아침 일찍 잠비아 Zambia 쪽으로 넘어가서 다시 빅토리아폭포를 보게 됩니다. 따라서 이곳에 짐바브웨, 보츠와나, 잠비아 등 3개국을 건너다니면서 관광을 하게 되는 셈입니다.

저는 2002년에 캐나아에 있는 나이아가라폭포를 간 적이 있습니다. 니이아가라폭포와 빅토리아폭포는 서로 다는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어느 것이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이런 폭포를 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매우 행복했습니다. 엄청난 길이의 폭포입니다. 나이아가라폭포처럼 큰 물줄기가 아닌….긴 물줄기가 흐릅니다. 이 물의 원천은 잠베지강입니다.

이곳을 갈 때는 꼭 방수용 카메라장치나 케이스를 가져가야 합니다. 물을 많이 맞습니다. 랩으로 싸는 것도 좋습니다. 옷은 좀 젖어도 상관이 없겠지만, 카메라는 매우 조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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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be National Park

초베국립공원은 보츠와나 Botswana에 있습니다. 빅토리아폭포가 짐바브웨에 있기 때문에 국경을 넘어가야 합니다. 따라서 국경지대에서 비자수속을 해야 합니다. 비자수속은 역시 빠릅니다. 돈을 내기 때문에. 빅토리아폭포에서 한시간 남짓 가야 보츠와나에 갑니다. 보츠와나 국경에서 약 30분 정도 들어가면 초베국립공원에 들어갑니다. 국경에서 이미 사진에 보는 것과 같은 사파리용 오픈카에 타게 됩니다. 6~8명 정도 탑승이 가능하도록 개조되어 있습니다.

초베국립공원은 모두 네 개 지역으로 나뉘어 있는데,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가는 곳이 Serondela area 또는 Chobe riverfront라는 지역입니다. 아무래도 빅토리아폭포에서 가깝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초베국립공원에서 남아프리카의 BIG5를 기대했었습니다. 그 중 3가지를 보았습니다. 코끼리와 기린은 너무 가까이서 잘 보았습니다. 사자를 볼 수 있는 기회가 흔하지 않다고 하는데, 우린 사자 한마리를 수풀속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운이 좋았던 셈입니다. 빅5 중 레퍼드와 코뿔소는 보질 못했습니다.

우리가 갔던 8월은 아프리카로선 겨울이기 때문에 우리가 기대했던 아프리카의 모습과는 차이가 있었지만 아름다운 기억으로 간직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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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ambezi River

잠베지강은 아프리카의 강 중 네번째 긴 강으로, 길이가 3,540km입니다. 면적으로 따지면 1,390,000평방제곱킬로미터입니다. 나일강보다는 약간 짧고, 아프리카에서 인도양으로 흐르는 강 중에서는 가장 긴 강이라고 합니다.

잠베지강은 콩고접경지역의 잠비아 Zambia 서북쪽에 있는 dambo라는 지역에서 시작해서 서쪽으로 가서 앙골라 angola로 갔다가, 다시 동쪽으로 꺽여서 나미비아 Namibia, 보츠와나 Botswana, 잠비아, 짐바브웨 Zimbabwe를 거쳐, 모잠비크 Mozambique로 가서 인도양으로 흘러들어갑니다.

잠베지강이 유명한 것은 긴 강이기도 하지만, 빅토리아폭포 Victoria Fall이라는 크고 아름다운 폭포가 바로 잠베지강에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잠베지강에는 몇 개의 폭포들이 있긴 하지만 빅토리아폭포만큼은 아닙니다.

잠베지강에서 보트를 타는 이유는 강 자체를 즐기기 위함입니다. 보트를 타고, 악어와 하마, 강가에 물을 마시러 온 코리끼 등 다양한 동식물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초베 사파리를 마친 후에 점심을 먹고나서 잠베지강을 구경하였습니다. 2시간 정도 소요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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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A

The International Federation of Associations of Anatomists

2009년 남아공 수도인 케이프타운에서 개최된 IFAA 학회는 9월 16일부터 19일까지 4일간 열렸다. 학회는 해부학분야 뿐만 아니라 의학교육과 발생학 등 좋은 주제들이 발표되었습니다.

학회장소는 Grand Hotel과 함께 있는 International Convention Centre에서 있었습니다. 다음 학회인 제18차 IFAA는 2014년 북경에서 열린다. 아마도 이런 기회가 아니면 남아공까지 갈 일이 없겠지만, 감사하게도 대학교수로 재직하는 이유로 이런 호사를 누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케이프타운은 겨울이라 그리 날씨가 좋지 못했지만, 참으로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케이프타운에서의 4일간의 시간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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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09년 8월말에 다녀온 후에 iWeb울 이용하여 만든 별도의 페이지로 있던 것을 2016년 9월 20일에 하나의 글로 통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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