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파트

By | 2017년 8월 16일

내가 사는 아파트는 30여년이 된 아파트이다. 요즈음 개념으로 본다면 오래된 아파트이다. 따라서 나무들이 매우 울창하다. 여름이 되면 매미소리에 잠을 설치기도 한다. 새들이 많아서 나무 밑에 주차하면 새똥테러를 당한다. 오래된 아파트가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동과 동 사이의 간격이 넓다. 특히 내가 사는 동은 앞동과의 거리가 꽤나 된다. 주차를 4줄로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아침에 비가 오는데, 아내의 재활운동을 위해 아내는 비옷을 입고 나는 큰 우산을 들고 나갔다. 나무가 울창해서 참으로 좋다. 아침에 출근하려고 보니 비가 갠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 비록 시멘트 아파트이지만, 비온 뒤에 보여주는 나무와 하늘이 아름답다.

사람들은 새아파트를 선호한다. 아무래도 좀 더 세련되고, 살기 좋게 디자인되고, 새아파트로 가면 뭔가 삶의 질이 올라가는 듯하여 그렇게 한다. 또한 투자 목적도 있다고 하는데 한국사회가 땅이나 아파트로 재산을 불리는 안타까운 모습이 계속 되고 있다.

나도 이제는 슬슬 이사를 한번쯤 생각해 보고 있다. 지금보다 약간 더 작은 평수에 지은지 2, 3년 정도 된 아파트를 한번 눈여겨 볼려는 중이다. 우리 아파트는 이제 내가 처음 이사왔을 때 살았던 사람들이 많이 사라지면서 삭막해졌다. 우리 사회의 전체적인 모습인지 모르겠지만, 같은 통로에 살면서도 서로 인사도 안하려고 한다. 그런 모습이 안타까운 것이다.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아파트여서 말 그대로 서민 아파트인데, 왜 사는 모습들은 그리 삭막한지 잘 모르겠다. 요즈음처럼 살기 힘든 한국사회에서 내가 뭘 기대하는 것인지… 쩝. 아무튼 오늘 아침 아파트의 나무가 너무 아름답게 느껴져서 글 하나 남겨 놓는다.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