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놀이문화가 우리 신체 발육에 미친 영향들

인간이 태어나 이 땅에서 살면서 오감을 통해 받아들이는 수많은 정보들은 뇌에 차곡차곡 쌓여가면서 인간의 뇌가 발달한다. 신생아가 하루 종일 자는 것 같지만 그 사이에 아이의 뇌는 매우 빠르게 성장한다. 깨어 있는 시간이 얼마 되지 않지만, 그 동안에 받아들이는 정보는 아이의 뇌의 발육에 매우 중요하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단순히 체계화된 학습을 통해서 얻는 정보보다 그가 보고, 듣고, 만지고, 냄새 맡고, 느끼는 정보를 통해 들어오는 정보의 량은 방대하다. 그만큼 아이의 뇌의 성장에 크게 영향을 준다. 물론 책을 읽거나 다른 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받아들이기도 하지만, 작은 놀이를 통해 받아들이는 정보는 체계화된 학습을 뛰어 넘는다.

따라서 아이들이 단순히 갖고 노는 장난감은 장난감이 아니라 좋은 학습도구가 된다. 찰흙놀이, 나무벽돌쌓기, 종이, 막대, 공 등을 가지 노는 모든 놀이가 아이의 뇌의 발육에 막대한 영향을 준다. 단순히 같이 놀이를 하는 엄마나 아빠와의 유대감 이외에 실제로 지능발달에 영향을 크게 주고, 신체발육에도 영향을 끼친다.

2~3살의 아이들은 이렇게 작은 신체적 활동을 통해 뇌의 발육과 신체의 발육을 이루어간다. 그런데 그 보다 더 나이가 들어가고 학령기에 접어들면, 아이의 신체적 활동은 매우 왕성해진다. 아들을 키우는 아빠들이 간혹 이런 이야기를 한다. “아들이 이제는 저와 힘겨루기를 해보려고 한다.”라고 말이다. 이런 모습은 아이들의 신체적 활동이 왕성해지는 시기를 알리는 것이다.

내가 어렸을 때 친구들이나 동네 아이들과 놀았던 수많은 놀이들이 우리의 신체발육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이런 놀이들은 단순히 근육의 크기를 크게 하는 운동일 뿐 아니라, 우리의 몸의 균형을 잡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기저핵(바닥핵, basal ganglia)의 학습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기저핵은 우리 대뇌의 가장 바닥쪽 안쪽 깊숙히 존재하며, 운동의 종류를 선택하는 기능을 한다. 같은 물건을 쥐더라도 꽉 쥘 것인지, 약하게 쥘 것인지와 같은 선택을 의미한다.

공차기나 그네타기 등 학교 운동장에서 할 수 있는 것 이외에, 조그마한 마당이 있으면 할 수 있었던 놀이들이 있었다. 말뚝박기, 얼음땡, 땅따먹기, 딱지치지, 제기차기, 실뜨기, 오징어, 팽이치기, 구슬치기, 자치기, 비석치기,사방치기, 숨박꼭질, 동서남북, 오자미, 우리집에 왜 왔니?, 일대일 줄다리기, 굴렁쇠 굴리기, 잡치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 기억도 나지 않는 수많은 놀이들이 존재했다.

단순히 기저핵과 운동중추의 발달 뿐만 아니라 감각중추에도 큰 영향을 주게 되어, 뇌의 전체적을 발육에 영향을 주었고 더 나아가 우리 몸의 큰 근육들과 작은 근육들을 골고루 발달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그저 단순한 놀이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이런 놀이문화는 한 개체의 정신적, 신체적 발육에 막대한 영향을 주었다는 사실에 다시금 놀라곤 한다.

성장기의 아이들을 책상 앞으로 몰아가서는 안된다. 그들에게 땅을 밟고 뛰어놀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사회의 미래는 존재하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