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갈 준비 8

By | 2017년 10월 11일

몇주간 동안 정말 열심히 집을 치웠다. 책부터 시작한 청소는 이불장의 이불, 옷장의 옷들, 신발장의 신발과 신발장 위에 있는 수납공간에 쌓여있던 전구들을 비롯한 물건들, 베란다 수납공간에 쌓여 있던 수많은 살림살이들, 싱크대 위 아래 수납장에 있던 몇 년간 사용하지 않고 쌓여 있던 수많은 그릇들, 붙방이장에 있던 작은 박스들과 집기들, 등 참으로 수많은 짐들이 정리되었다.

또한 그동안 미루어왔던 집안 이곳 저곳이 깨끗하게 청소가 되었다. 창틀에 있던 먼지들도 일부는 제거가 되었다. 소파 밑이나 침대 밑도 청소했다. 큰 짐으로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던 피아노가 나가고 다시 그 자리에 책장이 자리잡았다.

낮시간에 집에 계속 머물면서 정리하는 것이 별로 힘든 일이 아닐 줄 알았는데, 나이 때문인지 힘든 일이었나 보다. 체중이 줄어들었다. 요즈음 줄어든 체중을 다시 채우려고 열심히 먹고(?) 있다. 체력도 많이 고갈되었다.

대신, 집이 깔끔해지고 집이 넓어졌다. 왜 진작 이렇게 살지 못했을까?라는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지금이라도 이렇게 넓고 깨끗하게 살 수 있으니 감사할 따름이다. 그리고 아내가 허리를 숙이지 않고 분리쓰레기를 버릴 수 있도록 벤치형 원목의자를 구입해서 그 위에 분리쓰레기통을 놓았다. 아내를 위해 안락의자도 하나 주문했다.

이사갈 준비가 제대로 사는 삶을 살게 만드는 것이다. 이사갈 준비는 인간의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는 탐욕과 집착을 버리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사갈 때까지 남은 시간을 오랜시간 동안 정들었던 이 집에서 내 삶을 누리는 것이다.

One thought on “이사갈 준비 8

  1. 김은영

    이삿짐 챙기는 일 보통 일이 아닙니다.
    저는 간소한 절집 방을 상상하며 살아 보려 하지만 정말 되질 않습니다.
    책도 있더군요.
    구해서 읽어 보고 그렇게 해 보려 합니다.
    이사 준비 잘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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