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으로 부터 온 문자 하나

By | 2018년 8월 25일

토요일 저녁시간, 교회 동갑내기들 모임(일명 남전도회)을 갖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문자 하나가 온다. 운전 중에 미처 읽지 못하고 아파트 주차장에 주차를 시킨 후 걸어오면서 문자를 읽었다. 문자 치고는 꽤나 긴 문자이다. 특별편입생 중 2학년을 위한 발생학 강의를 듣고 보내온 문자이다.

이번 주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강의를 들은 학생들은 지난 겨울 논란의 논란을 거쳐 편입학한 학생들이다. 일명 서남대사태의 피해학생들이며, 특별편입학을 통해 들어온 학생들이다. 학생들이 “생애주기”라는 과목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정규수업이 끝난 이후에 이루어지는 강의였다. 학생들로서는 꽤나 피곤한 수업이었을 것이다. 다행히도 학생들이 강의를 잘 따라와 주었다.

보내온 문자에 대하여 특별히 언급하지 않고 그냥 여기에 남겨 둔다.

“예과 때 발생학을 겨우 겨우 넘어왔다는 느낌이 많았기에 발생학을 다시 해야되었을 때 부담감과 왜 다시 배워야 하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있었습니다. 그 문장이 무엇인지 이해도 못하고 무작정 외우고 바로 까먹고를 반복했기에 너무나도 재미가 없는 과목이었습니다. 발생학의 총론이 이렇게 논리적인지를 처음 알았고 이렇게 이해하기 쉬운 과목인지도 몰랐습니다. 수많은 의학적 지식을 익히느라 바쁜 와중에도 틈틈히 교수님이 해주신 말씀들을 곱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조금 더 일찍 뵐 수 있었으면 얼마나 더 재밌게 배울 수 있었을지에 대한 아쉬움과 욕심도 남지만 지금에라도 이렇게 좋은 수업을 들을 수 있었음에 너무 감사드립니다. 많이 바쁘셨을텐데 일부러 수업 열어서 수업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주시려 했던 소중한 지식들을 평생 간직하려 노력하겠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2 thoughts on “학생으로 부터 온 문자 하나

  1. 김은영

    가슴이 따뜻해지는 글입니다.
    학생이 이런 기분을 갖게 해 주신 교수님은 참 좋은 선생님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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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형태 Post author

      너무 자랑질을 하는 것 같아서 손가락이 오무라드는 글이지만,
      그래도 이런 일이 있었구나!하는 기억을 위해 기록을 해두었습니다.
      나중에 시간이 흐른 뒤에 읽어보면 더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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