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의사를 위한 진로선택

By | 2019년 3월 25일

“예비의사를 위한 진로선택“은 우리대학 의학과(본과) 1학년 1학기에 있는 수업과목이다. ‘심화선택 과목’으로 분류되며, 모든 학생들이 이 강의를 듣는다. 이 과목의 책임교수인 의학교육학교실의 유효현교수의 요청으로 기초의학교수로서는 유일하게 이 수업에 참여하였다. 따라서 기초의학과 임상의학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해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기초의학자로 살아가는 내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 이야기 속에 내 가치관과 내 삶의 모습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나와 세대차이가 큰 학생들이 나의 이야기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조금은 궁금했다. 오늘 유효현교수로 부터 “자기성찰보고서“라는 학생들의 피드백을 받았다. 모든 학생이 쓴 것을 다 읽었다. 꽤나 시간이 소요되었다.

하나씩 읽어가면서 그들의 피드백을 메모했고, 맨 나중에 내 소감을 간단히 적었다. 학생들의 피드백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현실이 그러하지만, 학생들도 “임상의사는 부자, 기초의학자는 가난”이라는 공식을 만든다. 사실 기초의학자가 가난하지는 않다.
  • 본과 1학년임에도 불구하고 의사의 진로에 대해 고민해볼 기회가 없는 듯 하다. 즉, 동아리나 동문모임을 통해 배우지 못하는 듯 하다.
  • 막연하게 “기초의학”에 대한 생각을 피력한 경우도 보인다.
  • 연구(research)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수업이 될 수 있다.
  •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라”고 말한 대목을 학생들이 많이 기억을 한다.
  • 동아리 선배나 동문 선배가 멘토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 “가장 좋아하는 것을 해야겠다.”는 피드백을 많이 하고 있다.
  • “진로에 대해 다시 고민하겠다”고 말한 학생들도 많았다.
  • “진로”, “행복”에 대하여 생각하는 시간이 된 듯 하다.
  • “기초의학”에 대하여 알게 되었다고 말하는 학생도 꽤나 많다.
  • 돈을 벌기 위한 직업으로써 ‘의사’에 대해 많이들 생각하고 의과대학에 오는 듯 하다.
  • 대학생활 중 ‘논문’을 읽는 않는 것에 대하여 자각하게 되는 시간도 된 듯 하다.

160여장을 다 읽고 나니, 이렇게 내 생각이 정리가 된다.

‘의학’과 ‘의료’에 대하여 학생들의 ‘지식’이나 ‘가치관’이 부족하지 않나?라는 생각이다. 학생들이 가정이나 사회에서는 물론 의대 안에서도 이를 자연스럽게 배울 기회가 없어 보인다. 이런 것마저도 규육커리큘럼을 통해 가르쳐야 한다는 현실이 슬프다. 그러나 적어도 일부 학생들에게 조금은 도움이 된 듯 하다. (김형태, 2019.3.25.)

이렇게 적어서 담당교수에게 전송을 했다. 그리고 160여장의 보고서 중 하나만 사진으로 남겨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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