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괜한 말을 했구만,

By | 2019-07-01

어제 오후에 교회에서 집으로 오면서 떠올린 장면과 말이 바로 “내가 괜한 말을 했구먼”이었다. 실제 이 영화를 본 것은 아니다. 개그맨 정성호의 성대모사에서 많이 등장하는 내용이다. 영화 “타짜”에서 배우 조상건씨가 연기한 “안창봉”의 대사에서 나온다고 한다.

어제 예배와 봉사를 모두 마친 후 새가족부 사무실에 앉아서 우연히 젊은 목사, 남자 전도사, 여자 정도사, 그리고 다른 장로, 모두 다섯이서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그 이야기 중 하나가 “교회의 예결산 공개여부”에 대한 것이었다. 나야 예전이나 지금이나 100% 공개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그런데 젊은 교역자들의 생각이 나와는 너무 다른 것이었다.

교회재정의 공개는 투명성과 정직성을 가져오기 때문에 나는 늘 공개를 주장해오고 있었다. 그런데 공개하지 못하는 이유가 “교역자들의 봉급내역의 공개” 때문이라는 매우 피상적이고 편협적인 이유를 말하는 것을 보고, 말문이 막혔다. 물론 그 부분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공개의 주된 목적은 교회재정의 투명성과 정직성이었다.

교회재정은 성도들이 내는 헌금에 의해 만들어지며 쓰인다. 헌금을 하는 성도들에게 재정에 대하여 알려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수많은 교회들이 재정공개를 꺼린다. 떳떳하게 정직하게 사용했다면 공개하지 못할 이유는 하나도 없는 것이다. 그것은 선택사항이 아니라 의무사항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의 대형교회들이 무너지는 이유가 결국의 재정의 불투명성과 비정직성, 그리고 교회를 사유화하여 제왕적 목회를 꿈꾸는 목회자 때문이 아니런가?

또한, 교회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교회가 교역자들과 직원들을 위한 그런 단체였던가? 재정공개가 무엇이 그렇게 두렵고 어렵단 말인가? 마음 속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간낭비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무실에서 나오자마자 내마음속에 떠오른 장면이 바로 ‘내가 괜한 말을 했구만…’이었다. 집에 오는 내내 나는 이 말을 되풀이했다. 심한 피로와 함께 슬픔이 내 마음 속에 가득했다. 목회자, 그것도 젊은 목회자들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한국의 교회는 정말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 때문에.

‘내가 괜한 말을 했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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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한음 목사님의 절규가 그리워지는 그런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