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sharing) 못하는 민족

By | 2013년 3월 27일

내 것, 우리 것…일 때와 함께 쓰는 것에 대한 이중적 태도에 대하여 여러번 이야기한 적이 있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그런 현상은 너무 뚜렷하다. 분명한 책임주체가 없을 때 보여지는 모습은 ‘이게 고등동물인 인간의 모습일까?’하는 의구심마져 갖게 한다.

공공장소의 물건을 함부로 쓰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선진국을 향해 달려가는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이제 태도의 변화가 있어야 할 듯 하다. 공공장소에 있는 물건 뿐만 아니라 공공화장실에서의 물사용에 대하여서도 내 것과 같은 생각을 가져야 한다. 실은 그게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는 뜻이다.

비단, 공공장소에서 뿐만 아니라. 작은 공동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몇명이 일하는 사무실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조그마한 물건 하나라도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서로에서 불편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것은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일하는 곳에서도 마찬가지다. 오늘 아침에 정수기 주전자를 찾아 헤매여야 했다. 이런 것 싫어서 개인적으로 정수기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지난번 정수기를 누군가에게 주고 나서 몇주간 불편하더라도 사무실에서 쓰는 정수기를 함께 사용하고 있다. 그래봤자 하루에 한번 정도 쓴다. 문제는 아침에 아무리 찾아도 없는 것이다. 어젯저녁에 누군가 쓰고 아무렇게나 방치했기 때문이다.

이 글을 쓰게 된 동기이기도 하다. 왜 이런 작은 것을 제대로 챙기지 못할까? 자신이 빌려다가 다른 장소에서 사용했다면 제자리에 돌려놓으면 되는데 그런 간단한 것을 하지 못한다. 뒷처리를 잘 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특히 자신이 빌려다 쓴 물건을 제대리도 되돌려놓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나면 함께 사용하는 사람들은 늘 그 자리에 그 물건이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이러니 결국 “내 것” “내 것”을 외치게 되는 것이다. 아무래도 다시 내 전용 브리타 정수기를 하나 마련해야겠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남들에게는 불편함을 주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그런 섬세함을 가질 수 있을 때 세상은 함께 산다는 행복감이 존재한다. 나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본인은 별 생각없이 했던 행동이라도) 작은 행동은 타인에게는 큰 불편함을 준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에서 “공유”는 시작된다. 공유를 잘 못하는 민족이라는 자괴감이 이 아침에 몰려온다. 아무것도 아닌 정수기 주전자 하나 때문에… 글을 쓰면서 스스로 찌질해지는 느낌마져 생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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