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상집에 가는 것이 잔칫집에 가는 것보다 낫다.

By | 2013년 3월 31일

나이가 드니 상가집에 조문을 가야하는 일들이 많아졌다. 특히 교회에서 맡은 직분 때문에 조문을 가는 일은 더욱 많아졌다. 초상집에 가서 조문을 하는 일을 통해 인생을 돌이켜 보게 된다.

전도서의 저자 솔로몬은 전도서 7장 2절에서 “초상집에 가는 것이 잔칫집에 가는 것보다 나으니 모든 사람의 끝이 이와 같이 됨이라 산 자는 이것을 그의 마음에 둘지어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 말이 맞다. 잔치집에서는 크게 감동이 되는 일은 없다. 그러나 초상집에서는 한 인생의 시작과 종말,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서 나에게 주어진 남은 시간들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생각하게 되어 잔치집에 가는 것 보다 훨씬 더 유익한 시간이 되는 셈이다. 물론 유족들과의 슬픔을 나누는 일이 가장 중요하지만 조문을 간 나에게는 그런 유익한 시간이 되는 셈이다. 삶에 대하여 더 진지하게 생각하고, 흩어진 마음을 다시금 추스리는 기회의 시간들이 된다.

인간 개개인에게 주어진 한정된 시간에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늘 고민하고 살 필요가 있다. 인생은 짧고 시간은 빠르기 때문이다. 인생을 심각하게 살자는 뜻은 아니다. 인생을 어둡게 살자는 것도 아니다. 인생을 답답하게 살자는 것도 아니다. 보다 신중하게, 보다 밝게, 보다 현명하게 살자는 뜻이다.

이번 3월은 참으로 많은 지인들이나 지인들의 가족들이 돌아가셨다. 잠깐 들러 유족들과 인사를 나누는 것 만으로 얼마나 위로가 될까 싶지만, 그래도 잔치집에 가는 것 보다는 훨씬 더 유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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