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압력

By | 2013년 11월 13일

회적 동물인 인간이 사회를 이루며 살아갈 때 필요한 것이 규범이다. 그 규범은 그 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사람들의 이익, 즉 공익을 위한 조치이며 행동이다. 그러나 간혹 그 규범이 오히려 구성원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일들이 벌어진다. 일종의 “사회적 압력” 또는 “사회적 압박”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상식이하의 규범들이 그렇다.

늘 아침에 출근길에 내가 근무하는 의대2호관 엘리베이터를 우연히 보다가 “장애인전용”이라는 표시를 본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엘리베이터는 장애인전용이 아니기 때문이다.

간 이런 생각이 든다. ‘이 엘리베이터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엘리베이터를 탈 때마다 얼마나 불편할까?’라고 말이다. 이 표시를 보지 못했다면 모를까 이것을 보고 타는 마음이 상당히 불편할 것 같다. 잘못을 저지르는 것 같기도 할 것이고, 때론 망설이다가 ‘다들 타는데….’라며 자신을 합리화하며 타야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처음 이 건물을 방문한 방문객은 더더욱 헷갈릴 것이다. 아마도 일반인용 엘리베이터를 현관에서 한참 찾고 다닐 수도 있다. 택배아저씨들은 또한 얼마나 불편해했을까?

기세가 두려운 것이라면 “3층 이하는 계단을 이용해 주세요”라고 써놓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아니면 “장애인배려” 또는 “장애인우선”이라고 해야하지 않을까? 저렇게 사람들이 가는 곳곳마다 불편하게 만드는 표시는 이것 말고도 많이 찾을 수 있다. 지키지도 못할, 아니 지키는 것이 이상한 그런 표시나 알림을 해놓는 경우는 우리 주변에 참 많이 있다.

사진을 찍다가 어떤 교수님이 엘리베이터를 타길래 “이거 왜 이렇게 써놓았을까요? 타는 사람들 마음이 얼마나 불편할까요?”라고 물었더니, 싸늘하게 “모르겠는데요”라고 답변을 하고 올라간다. 그냥 이렇게 불합리하게 붙여놓으면 사용자들이 불편할텐데라는 뜻으로 하는 말인데… 왜 이런 싸늘한 답변을 받아야 할까?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