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부학..

By | 2011년 4월 16일

저를 처음 만나는 사람들은 “무슨과이신가요?”하고 묻습니다. 당연히 “해부학”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면 다들 놀라는 표정을 짓습니다. 해부학이라는 용어 자체가 사람들에게 상당히 강하게 인식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해부학이라고 하면 인체해부를 떠올리기 때문일 것입니다.

간혹 거기에 덧붙여 질문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1년에 몇구 정도 해부하세요?”라고 말이죠. 그러면 대답합니다. “한구도 안하는데요” 그러면 다시 놀라는 표정을 짓습니다. 그러면 다시 대답을 추가합니다. “인체 해부는 학생들 실습때만 하는데, 시신 1구당 6, 7명의 학생들이 하기 때문에 실제로 교수가 칼을 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라고 말이죠. 그리고 “실제 연구나 실험은 모두 흰쥐를 가지고 합니다.”라는 말로 모든 설명을 마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부”라는 단어가 워낙 강하기 때문에 사람들에 크게 각인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저를 아는 분들은 저를 다른 분에게 소개할 때 “전북의대 김형태 교수이고, 해부학 박사입니다”라고 표현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이 표현은 틀린 표현입니다. 이 땅에 “해부학 박사”는 없습니다. 모두 “의학박사”입니다. 내과를 전공했던지, 외과를 전공했던지, 해부학을 전공했던지, 약리학을 전공했던지 간에…. 박사는 “의학박사”입니다. 아마도 그만큼 해부학이라는 단어 자체가 사람들에게 강하게 어필하는 것 같습니다.

저처럼 기초의학을 하는 사람들은 전체 의학을 하는 사람들 중 극소수입니다. 요즈음은 3D 직종이기 때문에 모두 기초의학을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의학 뿐만 아니라 모든 과학(Science)에서 순수 기초는 별로 매력들이 없나 봅니다. 국가의 경쟁력이 앞으로 걱정되는 부분이긴 합니다만, 이것을 강제적으로나 또는 달콤한 말로 하게 만들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냥 ‘이것이 인생에 의미가 있어’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아무튼 오래 전부터 “해부학”이란 제목의 글을 한번 써보고 싶었는데, 오늘 시험감독 중에 적어 봅니다.

4 thoughts on “해부학..

  1. spooky

    안녕하세요, 교수님~ 가끔 들렸었던 학생입니다. 의전준비하고 있고요;
    올해 시험볼 생각입니다. 수시철이라 학교 생각을 안할수가 없네요;

    제가 특히 지역연고가 없어서 지방대 지원할 때 불리한 작용이 좀 있더라고요.
    그래도 전북대를 가고 싶은데,,

    아, 저는이대 생명과학부, 이대 분자생명과학부 석사까지 마쳤습니다..그런데 학점이 좀 낮은 편이고 (84) 영어도 좀 낮은 편이고 (880 토익 776 텝스라.. 석사 졸업 및 연구원 등 경험이 짜잘하게 있는데 도움이 될지 모르겠네요. 가능성이 얼마나 있을지 걱정되네요.

    자교생을 더 우대해주나요..?

    그럼 저는 아마 넣어보지는 못할듯..ㅠㅠ

    아, 수시철이 다가와서 교수님도 바쁘시겠어요. ^^

    그럼, 나중에 또 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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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olyabba

      반갑습니다.
      지역 연고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서울이 집이고 이대를 졸업한 학생들이 매년 몇명씩 들어옵니다.
      제 지도학생 중 한명도… 이대출신입니다.
      아주 잘 다니고 있습니다.
      제가 주는 홍상절편 맛있게 먹으면서….

      spooky님의 내신은..수시에 넣을 수 없는 점수이지만…..
      MEET를 잘 보셔서… 정시에… 도전해 보길 바랍니다.
      충분히 가능성이 있습니다.

      영어는 아주 낮은 점수는 아닙니다만.. 높은 점수도 아닙니다.
      토익기준으로 900점은 되어야 하고…
      학점은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그렇다고 GPA가 점수 차이가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이대출신 학생들의 경우도…
      내신이 별로들 안좋은 편이랍니다.
      그 이유는 조금 알고 있어요….

      아무튼 MEET에 올인 하시길 바래요…

      Reply
    2. holyabba

      안녕하세요. 오래만입니다.

      어제 워크샵때문에 증도(신안군에 있는)에 가서 모바일기기에서 열심히 글을 올렸는데 네트워크가 끊이지면서 사라졌네요. 방금 돌아와서 몇자 적습니다.

      지금 성적이 결코 좋은 성적이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합격을 하지 못할 정도는 아닙니다. 다만 MEET 성적이 잘 나와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석사과정과 연구원 생활은 의전원 생활을 하면서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만, 그게 입시에 크게 작용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면접에서 좀 더 긍정적인 인상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자교생 우대는 없습니다. 아시다시피 전북지역대학출신자 전형이라는 것이 있긴 하지만 전북대학교생을 별도로 우대하지는 않습니다. 일반전형과 트랙이 다르기 때문에 손해보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아무튼 지금의 토익보다는 더 높아야 함으로 영어성적도 좀 더 올리시고 MEET에 매진하시길 바랍니다.

      또 뵙죠..

      김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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