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기 전에 써놓아야 할 생각

By | 2014년 2월 13일

글을 쓴다는 것이 다시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생각을 적어두는 것은 좋은 일이다. 기억해 두어야 할 일을 써놓는것도 좋은 일이다. 그러나 “좋은 글“을 쓰는 것은 쉽지 않다. 좋은 글이란 내 생각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쓰는 글이다. 따라서 좋은 글은 그만큼 책임도 뒤따라야 하고, 그만큼 지식의 무게도 있어야 한다.

작은 아들에게 한방 얻어 맞았다. 아빠의 글에 대한 혹독한 비평을 해 주었다. 고마운 일이다. 마음이 불편하지도 않다. 오히려 행복하다. 이미 공룡이 되어버린 둘째 아들이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그리고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헤화역 근처에서 식사를 마치고 학림다방에서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버스시간을 좀 더 늦출 껄 그랬나?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들이 언제부터 그렇게 속이 깊어졌을까? 물론 사회적으로 보면 아직도 초딩이지만 정신세계는 성인이다. 아빠인 나보다 훨씬 더 낫다.

그동안 너무 방만하게 살아온 시간들에 대한 혹독한 비평의 소리는 오히려 나를 행복하게 했다. 나의 잘못된 모습을 정당화하고 싶은 생각도 없고, 변명할 이유도 없다. 그저 겸허하게 아들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있다. 그것이 나를 더 발전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나에게 그렇게 이야기해 줄 사람이 어디있겠는가? 누군가 나를 객관적으로 말해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아들이 똑똑해서가 아니다. 스스로 노력하고 얻어진 결과이다. 앞으로 더욱 더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

서울에서 내려오는 고속버스안에서 몇자 적어 둔다. 잊거나 포장하기 전에.

with JooWon at 학림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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